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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른 두 차례의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 영어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B형을 선택한 학생이 10명 중 8명으로 나타났다. 국어와 수학은 지금보다 쉬운 A형으로 치른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금의 고등학교 2학년이 응시할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따라 국어 영어 수학을 A, B형 중에서 골라야 한다. 대학 역시 세 과목의 유형을 자체적으로 골라 전형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14일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연합학력평가(전국 1956개 학교, 57만5497명 응시)에서 어려운 영어 B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82.6%였다. B형을 고른 비율은 국어 49.2%, 수학 37.8%였다.
서울시교육청이 6월 실시한 연합학력평가에서도 비슷했다. 영어 B형의 응시율은 77.6%였다. 국어와 수학의 B형 응시율은 각각 48.3%, 38.2%.
영어에서 B형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이유는 간단하다. 입학전형에 B형을 반영한다는 대학이 많아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B형은 2개까지만 허용하고, 국어와 수학은 동시에 B형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그 결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3월 발표한 주요 상위권 35개 대학 반영 형태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인문계는 국어B, 수학A, 영어B를 △자연계는 국어A, 수학B, 영어B를 반영할 계획이다.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영어는 무조건 B형으로 하고, 국어와 수학 가운데 하나는 계열 특성에 맞게 B형을 배치한 결과다. 상위권 대학이 대부분 이런 방식을 택함에 따라 중위권 대학 역시 우수 학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비슷한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다 보니 학생들도 △인문계는 국어B, 수학A, 영어B △자연계는 국어A, 수학B, 영어B로 몰리게 됐다. 수준에 따라 다른 문제로 시험을 보도록 한다는 취지가 사실상 무색해지는 셈이다.
B형 쏠림 현상은 하위권 대학들이 반영 방식을 공개할 경우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신입생 유치에 고전하는 하위권 대학이 차별화를 위해 A형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A형을 고르는 수험생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럴 경우 수능 이원화가 대학 서열화를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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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부담 경감용’ 수준별 취지 무색
국어·영어·수학 세 과목을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누어 치르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험생 열에 여덟은 영어 B형을 선택할 전망이다.
1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 주관으로 지난 14일 실시한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영어 과목 응시생 57만5497명 가운데 82.6%(47만5221명)는 B형을 선택했다. 이는 지난 6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연합학력평가 때의 영어 B형 응시율 77.6%는 물론, 5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대전과 충남 지역 고교 2학년생 3만91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능 예비평가 때의 80.3%보다 더 높아진 수치다. 최하위권 학생들을 빼고는 모든 수험생이 어려운 B형을 선택한 셈이다. 이번 경기도교육청 평가에서 국어 B형과 수학 B형을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각각 49.2%와 37.8%에 그쳤다.
이런 경향은 지난 3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35개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조사해 발표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대교협 조사에서 서울시내 주요 대학은 대체로 인문계열 지원자에게는 국어 B형을, 자연계열 지원자에게는 수학 B형을 요구하면서도, 영어 과목은 공통적으로 B형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수능부터 수험생은 국·영·수 가운데 1과목 이상은 반드시 쉬운 A형을 선택해야 하며, 국어와 수학을 동시에 B형으로 선택하는 것은 금지된다.
수험생들의 선택이 계열별로 명확히 갈리면서, 수준별 수능을 도입해 입시 부담을 덜겠다는 애초 취지도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바뀐 수능 시행을 1년 앞두고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제방침을 내놓지 않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무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A·B형 출제경향과 교과서 연계 등과 관련한 지침은 물론 예시문제도 나오지 않아 수험생들은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2008년에 2009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갑자기 바뀐 것처럼 변화의 여지는 항상 있으니 수험생들은 A·B형에 크게 신경쓰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꾸준히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