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대신 '실속' 택한 대학생] (4) 지다겸(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창업·신사업 전문성 키워 '나만의 경쟁력' 높일래요"소규모 세미나 형태 강의… 학생 참여율 높아
특별 장학금·해외 연수 등 파격 지원도 장점 조선일보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입력 2012.11.15 03:13
"수험생 시절엔 '무조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중 한 곳엔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고 3 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평소보다 한참 낮게 나왔을 땐 미련 없이 재수를 선택했죠. 삼수를 결심할 때까지도 그런 생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삼수 끝 얻은 교훈… '학교'보다 '학과'
지다겸(23)씨는 대학 입시를 세 차례나 치른 끝에 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서비스학부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기업가정신) 전공을 택했다. 서울 모 외국어고교(이하 '외고') 출신인 그는 "3년간 입시를 치르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공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은 '혁신적 사고를 바탕으로 창업하거나 다국적 기업의 신사업을 기획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숙명여대가 지난 2010년 개설했다. △창업마케팅 △창업자금 관리 △사업계획서 작성·발표 △글로벌화와 앙트러프러너십 등 경영 중에서도 특화된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주요 전공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대부분의 강의가 소규모(최대 15명)로 꾸려지는 게 특징. 세미나 형태 강의가 주를 이룬다.
"교수 연구실과 도서관, 강의실, 앙트러프러너십센터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요. 공부하다 모르는 게 생기면 주저 없이 교수님께 여쭤볼 수 있는 구조죠. 물론 소수정예 형태로 깊이 있는 수업이 진행돼 강의 하나를 듣더라도 교재는 물론, 각종 논문과 연구 보고서 등을 수십 편씩 봐야 해요."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자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중국어·일본어 중 하나를 반드시 제2외국어로 이수해야 한다. 특성화 학과인 만큼 장학 혜택도 파격적이다. 학교 성적 장학금과는 별도로 특별 장학금 제도가 운영 중이며 재학생은 △졸업 전 창업 시 최대 500만원 지원 △교환학생 우선 선발·지원(180만원) △해외 연수 지원 등의 특전을 누릴 수 있다.
"중학교 때부터 국제경영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외고에 진학한 것도, 대학 입시에서 매년 관련 학과에 도전한 것도 그 때문이었죠. 하지만 '대학 브랜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긴 쉽지 않더군요. 지난 2009년 삼수를 시작하며 다시 한 번 '학교'와 '학과' 사이에서 고민했고, 그러던 중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을 알게 됐어요.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전공이다!' 싶어 선택했고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돌이켜 생각하면 왜 그렇게 학교 이름에 연연했나 싶어요. 일찌감치 전공을 택해 대학에 진학했다면 삼수에 들인 2년간 훨씬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었을 텐데…."
◇'100세 시대' 걸맞은 장기적 시각 필요
그는 대학 입학 후 줄곧 전공 수석을 지켜 왔다. 성적표에선 'A�P'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입학 이후 줄곧 '밤 10시 학교 도서관에서 귀가' 일정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집에 간 후에도 프로젝트 준비와 과제, 전공 공부에 매달리다 보면 새벽 두세 시를 넘기기 일쑤죠. 학업량만으로 따지면 고교생 시절보다 훨씬 많은 셈이지만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이제 3학년이지만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이미 대부분 이수한 상태. 하지만 요즘도 그는 매 학기 경영·경제학과 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등 매 학기 '최대 신청 학점'을 꽉 채운다. 올해는 학생회장직까지 맡아 전공 내에서 마케팅·파이낸스·사회적기업·국제기구 관련 학회를 개설, 운영 중이다.
다음 달엔 학교 측과 협약 관계에 있는 동남아 국가의 모 국립대학 교환학생으로 떠날 예정이다. 그의 꿈은 개발도상국에서 사회적기업을 운영, 해당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선진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나 남미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돈을 벌게 될 거예요. 그 시기를 대비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와 산업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키워야죠. 저만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개의 학생이 선호하는) 미국이나 유럽 쪽 학교보다 저개발국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그는 고교 재학 시절 전공했던 독일어와 대학에서 제2외국어로 배운 중국어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틈틈이 아랍어와 말레이어도 독학으로 공부한다. "조만간 우리 사회에서 '출신 대학명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풍토는 사라질 겁니다. '대기업 취업'에 목 매는 학생 수도 줄어들 거고요. 저희 세대만 해도 평균 수명이 100세 이상 될 거래요. 그런 만큼 인생을 장기적으로 보고 꼭 필요한 경력을 쌓아 자신을 키워가는 게 중요해지지 않을까요?"
◇삼수 끝 얻은 교훈… '학교'보다 '학과'
지다겸(23)씨는 대학 입시를 세 차례나 치른 끝에 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서비스학부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기업가정신) 전공을 택했다. 서울 모 외국어고교(이하 '외고') 출신인 그는 "3년간 입시를 치르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공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은 '혁신적 사고를 바탕으로 창업하거나 다국적 기업의 신사업을 기획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숙명여대가 지난 2010년 개설했다. △창업마케팅 △창업자금 관리 △사업계획서 작성·발표 △글로벌화와 앙트러프러너십 등 경영 중에서도 특화된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주요 전공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대부분의 강의가 소규모(최대 15명)로 꾸려지는 게 특징. 세미나 형태 강의가 주를 이룬다.
↑ [조선일보]앙트러프러너십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도서관은 지난 3년간 지다겸씨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이경민 기자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자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중국어·일본어 중 하나를 반드시 제2외국어로 이수해야 한다. 특성화 학과인 만큼 장학 혜택도 파격적이다. 학교 성적 장학금과는 별도로 특별 장학금 제도가 운영 중이며 재학생은 △졸업 전 창업 시 최대 500만원 지원 △교환학생 우선 선발·지원(180만원) △해외 연수 지원 등의 특전을 누릴 수 있다.
"중학교 때부터 국제경영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외고에 진학한 것도, 대학 입시에서 매년 관련 학과에 도전한 것도 그 때문이었죠. 하지만 '대학 브랜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긴 쉽지 않더군요. 지난 2009년 삼수를 시작하며 다시 한 번 '학교'와 '학과' 사이에서 고민했고, 그러던 중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을 알게 됐어요.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전공이다!' 싶어 선택했고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돌이켜 생각하면 왜 그렇게 학교 이름에 연연했나 싶어요. 일찌감치 전공을 택해 대학에 진학했다면 삼수에 들인 2년간 훨씬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었을 텐데…."
◇'100세 시대' 걸맞은 장기적 시각 필요
그는 대학 입학 후 줄곧 전공 수석을 지켜 왔다. 성적표에선 'A�P'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입학 이후 줄곧 '밤 10시 학교 도서관에서 귀가' 일정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집에 간 후에도 프로젝트 준비와 과제, 전공 공부에 매달리다 보면 새벽 두세 시를 넘기기 일쑤죠. 학업량만으로 따지면 고교생 시절보다 훨씬 많은 셈이지만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이제 3학년이지만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이미 대부분 이수한 상태. 하지만 요즘도 그는 매 학기 경영·경제학과 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등 매 학기 '최대 신청 학점'을 꽉 채운다. 올해는 학생회장직까지 맡아 전공 내에서 마케팅·파이낸스·사회적기업·국제기구 관련 학회를 개설, 운영 중이다.
다음 달엔 학교 측과 협약 관계에 있는 동남아 국가의 모 국립대학 교환학생으로 떠날 예정이다. 그의 꿈은 개발도상국에서 사회적기업을 운영, 해당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선진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나 남미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돈을 벌게 될 거예요. 그 시기를 대비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와 산업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키워야죠. 저만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개의 학생이 선호하는) 미국이나 유럽 쪽 학교보다 저개발국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그는 고교 재학 시절 전공했던 독일어와 대학에서 제2외국어로 배운 중국어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틈틈이 아랍어와 말레이어도 독학으로 공부한다. "조만간 우리 사회에서 '출신 대학명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풍토는 사라질 겁니다. '대기업 취업'에 목 매는 학생 수도 줄어들 거고요. 저희 세대만 해도 평균 수명이 100세 이상 될 거래요. 그런 만큼 인생을 장기적으로 보고 꼭 필요한 경력을 쌓아 자신을 키워가는 게 중요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