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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역할 바꾼 학생들… 교육정책 제안자로 나섰다

역할 바꾼 학생들… 교육정책 제안자로 나섰다

[세계일보]“학교가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학생모니터단 교육정책제안 발표대회’에서 서울A팀의 김예덕(17)양이 다양한 학교 연계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 제2 전시관. 학생 스스로 교육현장을 돌아보고 정책을 제안하는 ‘학생모니터단 교육정책제안 발표대회’가 열렸다. 수도권·강원·제주에서 온 400여명의 학생은 각 지역 대표팀의 프레젠테이션에 귀를 기울이며 환호했다.

서울A팀의 김예덕(17·문정고2)양은 “학교에 개설되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시키기에 너무 제한적”이라며 “꿈을 이루려면 사교육을 받아야 하고 형편이 되지 않으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의 사교육을 줄이고 진로적성교육을 다양화할 수 있는 학교 연계 프로그램(SNE)을 제안했다.

김양은 “예컨대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한 명의 학생을 위해 학교가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는 힘들지만 네트워크 내의 같은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을 모은다면 가능한 일”이라며 “한 학교가 그렇게 프로그램을 한 가지씩만 개설하면 다양한 교육을 공교육 틀에서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현(17·면목고2)군은 “SNE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고 학교 역시 프로그램 운영에 큰 부담을 갖지 않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모든 학생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각 팀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교정책을 연극과 동영상 등을 활용해 발표했다.

경기B팀은 논술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해 사교육을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 이들은 “논술은 대학입시와 서술형 시험 등에 매우 중요하지만 학교에서는 방과후 수업으로만 취급하고 있다”며 “논술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하면 고액 논술과외를 받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팀은 학생과 교사 모두 불만이 많은 교과교실제를 보완한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를, 인천팀은 ‘나눔과 배려가 가득한 공감학교’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학생 스스로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정책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학생들이 정책 제안의 주체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