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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 부적응? 대학에서 공부할 힘 착실히 키웠다고요~

학교 부적응? 대학에서 공부할 힘 착실히 키웠다고요~

등록 : 2012.07.23 11:09 수정 : 2012.07.23 11:09

 

 

 

풀무농업학교 학생들이 학교 선생님과 정겹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현 기자 cho@hani.co.kr

학과 연계 활동 부각시켜야
지속적인 자료 관리 필요해

대안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기 어려울까? 진학률이 일반계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크게 어렵진 않다. 그러나 대안학교 재학에서 발생하는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조금 색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하는 수시 지원 가운데 자신이 활동했던 내용을 극대화해 보여줄 수 있는 전형을 골라 준비해야 한다.

대안학교 학생들만 뽑는 특별전형이 그런 예다. 대안학교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대학에서도 잠재능력이 큰 대안학교 출신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특별전형을 시행하거나 모색중이다. 10여년 가까이 대안학교 출신자 특별전형을 시행하고 있는 성공회대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모집인원도 32명으로 가장 많다. 대안교육연대 정선임 활동가는 “타 대학에서 대안학교 출신자 특별전형 관련 문의가 많이 온다”며 “대안학교마다 평가가 일률적이지 않기 때문에 표준화된 전형 방법을 제시하기 어려워 오랫동안 이 전형을 시행해온 성공회대를 모범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수능 성적과 학생부를 전혀 반영하지 않거나 낮은 비율로 반영한다는 점은 대안학교 학생들에게 매력적이다.(표 참고)

충남 홍성군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를 졸업한 뒤 대안학교 출신자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신누리(성공회대 사회과학부1)씨는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린 경우다. 평소에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자신과 지역사회를 연결해 활동 내역을 정리했다. “고1 때부터 활동하면서 느낀 점 등을 나한테 어떤 의미가 있고, 학교와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적었어요. 왜 그 활동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자세히 썼어요. 그런 뒤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었죠.”

대안학교 출신자 특별전형과 함께 입학사정관제도 대안학교 학생들에게는 유리한 전형이다. 두 전형 모두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뒤 면접을 보기 때문이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은 “대안학교 학생들은 일반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비교과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에 담을 내용이 풍부해 유리하다”며 “자료를 많이 늘어놓기보다는 지원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부각시켜야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15분가량 진행되는 면접이다. 진영종 성공회대 입학홍보처장은 “포트폴리오를 단시간에 만들었는지 아니면 자기주도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왔는지를 세밀하게 검토한다”며 “무엇을 하고 싶어서 대안학교에 갔으며 또 대학교에 입학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 대답이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지를 따진다”고 밝혔다. 입시를 위해 급하게 만든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는 면접 때 연관 질문을 하면 진위가 금세 드러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안학교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로 지원할 때 유의할 점이 하나 있다. 안연근 교육방송(EBS) 입시분석위원은 “대학 쪽에선 대안학교 출신자들이 제도권 학교에서 적응을 못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대학에서 공부하길 원하는 학과에서 필요한 능력을 일반학교에서는 키우기 어려웠기 때문에 대안학교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인가 대안학교 출신 학생에겐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해당되지 않는다. 그들은 검정고시를 치른 뒤 수능을 보거나 검정고시 전형으로 대학에 가야 한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푸른숲발도르프학교는 올해 고3이 된 학생 5명 모두 대학에 가길 희망한다. 그러나 미인가 학교라 검정고시 특별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수능을 봐서 일반계 학생들과 경쟁할 수도 있지만, 검정고시 합격자끼리만 경쟁하는 검정고시 출신자 특별전형도 지원 가능하다. 선발 방법은 검정고시 성적만으로 선발하거나 면접고사를 추가해 선발하기도 하며, 목원대·삼육대·전남대처럼 수능시험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하기도 한다. 2013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검정고시 출신자 특별전형은 10개 대학에서 307명을 선발한다.

정종법 기자 mizzle@hanedui.com

 

 

 

대안학교 졸업해도 대학에 꽤 가네~

등록 : 2012.07.23 11:05 수정 : 2012.07.23 11:05

 

전라북도 김제시의 대안학교인 지평선중·고등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입시 교육 안 받아도 상급학교 진학 가능해
입학사정관제나 특별전형 챙기면 길이 보여

“수능 준비는 전혀 안 했어요. 고2 때까지는 대학에 갈 생각을 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언론인이 돼야겠다는 꿈을 품고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까 기초 지식이나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전남 담양에 위치한 한빛 대안교육 특성화고등학교 출신인 정수윤(숭실대학교 언론홍보학과1)씨는 대안학교 출신자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정씨는 평소에 대학이 쓸모없다고 생각해 고2 때까지는 진학 생각도 없었고 준비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학에 가기로 결심했다. 정씨는 “선배들이 진학할 때 대안학교 전형으로 많이 가는 걸 봤다”며 “숭실대에 마침 언론홍보학과가 있어서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안학교 출신자 특별전형은 성공회대, 숭실대 등을 비롯해 10여개 대학에서 총 130~140여명의 학생을 모집하는 수시 전형이다. 올해엔 아직 모집 요강이 모두 발표되지 않았지만 숫자가 조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해에 졸업하는 인가 대안학교 졸업생 수가 800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모집 정원 자체는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라고 하면 교과부에서 인가한 학교와 미인가 학교로 나눈다. 인가를 받은 학교는 교과부가 지정한 기본교육과정에 특성화한 교과과정을 추가한다. 현재 대안교육 특성화학교가 34개교, 기술계·예술계·탈북청소년 대상 학교 등이 포함된 대안학교(각종 학교)가 14개교 운영되고 있다. 반면 미인가 학교는 자유롭게 교과과정을 운영하지만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에 가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교과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9년 현재 94개 미인가 대안학교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는 24개교다. 졸업생 미배출 학교와 통계치가 올라와 있지 않은 학교를 제외하고 학교알리미(초·중등 교육정보공시서비스)에서 취합한 자료를 보면 한 해 졸업생은 2011년 20개 학교에서 771명(556명 대학 진학, 진학률 72%), 2012년 18개 학교에서 578명(456명 진학, 진학률 67%)이다. 우리나라 평균 진학률 2011년 75.2%, 2012년 76%보다 약간 낮다. 그러나 대안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꽤 높은 편이다. 또 합격하고도 더 나은 학교를 가기 위해 재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경기도 성남시의 이우학교는 2012년도 졸업생 77명 가운데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36명으로 진학률이 46.8%로 집계됐다.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합격한 학생 4명과 합격했지만 재수하는 학생 12명을 포함하면 합격률은 67.5%로 높아진다. 당해 연도 졸업자 가운데 대학에 등록한 학생 수만 통계로 잡는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수치와는 조금 차이를 보인다.

고교 과정을 운영하는 미인가 대안학교는 2009년 현재 18개 학교로 알려져 있으나 신설되거나 사라지는 학교가 많아 졸업생 수나 진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한겨레가 10여개 미인가 대안고등학교에 문의한 결과 한해 졸업생이 한 자리 숫자에 불과하거나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아이들도 한두 명으로 적었다. 진학에 성공한 경우도 많지 않았다. 그 가운데 충남 금산간디학교는 진학률이 높은 편에 속했는데, 2011년에 20명이 졸업해 그 가운데 5명이 재수해 수능을 보고 2012년에 대학에 진학했다. 아직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광주에 위치한 지혜고는 올해 고3 학생 14명 모두 대학 진학에 뜻이 있다고 해 진학률이 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의 대안학교에서는 입시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또 사교육을 받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야 입학을 허용하기 때문에 따로 대입을 준비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 가는 길이 좁다. 다행히 수시 모집 인원이 늘면서 입학사정관제나 논술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는 대부분 인가받은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미인가 대안학교 출신 학생은 검정고시를 본 뒤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

경기도 고양시의 대안학교인 다산학교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온 뒤 발표 및 토론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청연 기자 carax@hanedui.com

충남 금산군의 미인가 금산간디학교 출신인 노연주(한신대 중국어문화정보학부2)씨도 고2 때 검정고시를 치르고, 졸업 뒤 1년 동안 수능을 준비해 합격했다. 노씨는 “원해서 한 공부였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면서도 “대안학교 학생들이 학교생활과 수능 준비를 병행하기 어렵고, 미인가 대안학교 졸업자의 경우엔 입학사정관제도 지원하지 못하는 점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학교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입 전형은 입학사정관제다. 박미리내(가톨릭대 국제학부1)씨는 이우학교를 졸업한 뒤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그가 처음부터 대학에 가려 했던 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대학에 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줄곧 생각했던 그는 고1 때 해외봉사와 문화교류를 체험하는 활동인 해외통합기행을 다녀오고부터 진학에 뜻을 뒀다. 그러나 수능시험으로 경쟁해 대학에 가기란 쉽지 않았다. 박씨는 다른 일반계 학생들에 비해 수능을 준비한 기간이 짧았고, 입시 위주로 공부하지 않았던 탓에 점수가 생각처럼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입학사정관제로 눈을 돌려 그동안의 활동을 꼼꼼히 정리해 대학에 합격했다. 정종법 기자 mizzle@hanedu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