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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초등학생을 위한

초등생 여름방학 ‘독서 삼매경’ 피서 어때요

초등생 여름방학 ‘독서 삼매경’ 피서 어때요

[세계일보]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독서는 학창시절의 공부 밑천이다.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밑천이기도 하다. 아침에 15분 독서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것도, 독서이력제가 도입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독서 능력은 사실상 초등학생 시기에 완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중·고등학생 시기의 학습 태도, 생활 습관, 가치관, 인성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잘’ 읽고 있을까? 의외로 책 한 권 읽기를 힘들어하고 읽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아이에게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기르고 독서 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이번 여름방학은 문제집을 많이 풀기보다 ‘독서를 통한 기초다지기’를 목표로 삼아보는 것이 어떨까?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 조원초등학교에서 열린 ‘독서릴레이 감상문 대회’에 참가한 2학년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한우리 제공
◆어떤 책을 골라줄까


막상 독서를 시작하려는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하다. 그렇다면 아이가 평상시에 읽고 싶어하는 책이나 관심 분야에 초점을 맞추자. 예를 들어 한국사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시대순으로 유명한 인물을 골라 독서 목록을 작성하거나, 시대별 생활·문화 등 내용이 담긴 책도 함께 읽을 수 있다. 만일 그리스로마 신화 읽기를 목표로 한다면 시중에 나온 단행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책으로 한 세트 읽고 이와 관련된 예술 분야의 책, 예컨대 ‘미술관에서 읽는 그리스 신화’를 함께 읽으면 좋다.

책을 고르는 또 다른 기준은 다음 학기 교과가 될 수 있다. 2학기 교과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책을 미리 읽어두면 다음 학기 수업이 더 흥미로워진다. 이런 종류의 책은 직접 교과서를 보며 고르면 된다.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고 가정해보자. 2학기 슬기로운 생활과 바른 생활에서 우리나라 전통 명절에 대해 공부하기에 한가위를 다양한 주제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할 수 있다.

‘분홍토끼의 추석(비룡소)’은 둥근 보름달 속 토끼의 여행을 통해 추석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추석에 하는 놀이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침 뱉으며 인사하는 나라(웅진주니어)’로 세계 여러 국가의 독특한 문화를 살펴보면서 문화에 담긴 고유한 의미를 되새길 수도 있다.

꼬리물기 방법도 쉽게 읽을 책을 고를 수 있는 방법이다. 첫 번째 책을 읽고 그 책과 연관된 내용의 책을 다음 순서로 고르는 것이다. 예컨대 ‘조선의 영웅 김덕령(한겨레아이들)’을 읽고 임진왜란에 대해 궁금해졌다면 ‘이순신’을 읽고, 그 다음에는 조선 역사에 관한 책을 읽으면 된다. 아이가 책읽기에 흥미가 없다면 먼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자. 도서 ‘해리포터’를 읽고 영화 ‘해리포터’를 보게 하는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엮으면 책읽기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

◆책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들은 흔히 ‘책은 알아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24년간 독서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한 서울 소의초등학교 심영면 교장은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책 읽어주기’”라고 말한다.

아직 책읽는 습관이 들지 않은 아이들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른다. 이럴 때는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들려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서를 시작할 수 있다. 문자 언어를 부모의 음성으로 듣기에 쉽고 편하게 책 읽는 즐거움에 빠질 수 있다. 이는 두뇌작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뇌는 소리를 들을 때 소리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더 복잡하게 움직이기에 아이들은 혼자 눈으로 책을 읽을 때보다 엄마가 읽어줄 때 더 집중하게 된다.

또 책을 읽어준다는 행위 자체가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기에 아이는 독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좋아하게 된다. 책 읽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가 손을 뻗는 곳마다 관심을 가질 만한 책, 질 좋은 책들이 놓여있어야 한다. 학교나 지역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방법도 좋지만 반복해서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이 독서의 특징을 감안하면 아이에게 ‘내책’을 마련해 주는 게 더 좋다. 내책을 소유하면 독서에 애착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경제 사정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사주고 가까운 이웃이나 친척들이 가지고 있는 책을 얻는 등 적극 책을 구하는 게 좋다.

아직도 책 읽는 아이 만들기가 궁금한 부모라면 최근 심 교장이 펴낸 책 ‘초등 독서의 모든 것’을 참고하면 좋다. 왜 초등 독서가 중요한지, 어떻게 습관을 들이면 좋은지, 독서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별책으로 ‘엄마와 함께하는 워크북’도 포함돼 있으니 아이에게 올바른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싶다면 차근차근 따라해 보자.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