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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영역별 만점자 ‘들쭉날쭉’…상위권 경쟁 치열할 듯

영역별 만점자 ‘들쭉날쭉’…상위권 경쟁 치열할 듯
등록 : 20111129 21:10 | 수정 : 20111130 09:45

 

정시 지원전략
언어 고득점자 유리…외국어는 1개만 틀려도 2등급
반영률·가산점 꼼꼼히 따지고 탐구 과목선택 신중을

 

»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수도여고에서 가채점을 마친 수험생들이 이 주요 대학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언어·수리·외국어의 영역별 난이도와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별 난이도 편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올해 입시에서는 수험생들의 머리가 어느 때보다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다음달 22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지원 때는 각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등을 꼼꼼히 따져, 유불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 난이도 조절 실패로 영역별 유불리 뚜렷 올해 입시에선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았던 언어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9일 발표한 ‘영역별 표준점수 도수분포표’를 보면, 언어는 최고점과 최저점 사이에 113개의 점수가 있는 반면, 수리 ‘가’형은 88개, 수리 ‘나’형은 73개, 외국어는 87개가 있다. 최고점과 최저점 사이의 점수 개수가 많을수록 점수 분포가 고르고 동점자가 적다는 뜻이다. 김동춘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대전 대성고 교사)는 “인문계의 경우 수리 ‘나’형과 외국어의 만점자가 많아서 서울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언어 1~2점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시 전문가들은 사회탐구의 경우 11개 선택과목의 만점자 비율이 최저 1.03%(한국근현대사), 최고 6.38%(한국지리)로 큰 차이가 나,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유성룡 티치미 대학진학연구소장은 “고려대·연세대 등 대다수의 대학이 탐구영역은 표준점수가 아닌 자체 백분위 환산 점수를 반영하는데, 만점자 비율이 높은 한국지리의 경우 만점을 받았어도 100점이 아닌 97점 정도를 받게 된다”며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언어와 함께 탐구영역 선택과목도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인 조효완 서울 은광여고 교사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수리 ‘가’형의 경우 남자 최고점자 비율이 여자의 10배가 넘을 정도로 상위권 여학생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 이들이 여대로 몰릴 경우 합격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난이도 편차에 의해 영역별로 고른 성적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은 특히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시 경쟁 치열할 듯 대학들이 정시모집으로 뽑는 인원이 과거 어느 입시보다 적어 경쟁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능 채점 결과 상위권에서 동점자가 많이 발생해 변별력이 약해진 만큼, 상위권 대학들이 수시 미등록 충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에 따라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게다가 올해는 정시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5044명 줄었다.

여기에 외국어 영역의 난이도 조절 실패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이 생겨 정시모집에 몰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외국어는 1~2개만 틀려도 2등급이 나올 정도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며 “평소 외국어를 1~2개 틀리는 수준으로 1등급을 유지해온 학생들은 실제 수능에서 실수로 2~3등급이 나올 수 있고, 이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해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특히 미등록 충원이 상대적으로 쉬운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다른 대학의 합격자들이 연·고대로 계속 빠져나가게 돼 결국 연·고대 정도만 정시 이월 인원이 크게 줄 것”이라며 “이전 입시보다 연·고대 입학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진명선 이재훈 기자 torani@hani.co.kr


표준점수
자신의 성적이 영역별 수능 응시자 원점수 평균을 기준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영역별 난이도를 반영해 산출한다. 일반적으로, 문제가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는 낮아진다. 예를 들어 ㄱ양이 언어 영역은 80점을, 외국어 영역은 70점을 받았고, 전체 수험생의 언어 평균이 80점, 외국어 평균이 60점이라면, 비록 원점수는 언어 영역이 높다 해도 외국어 영역을 더 잘 봤다고 할 수 있다.

백분위
자신의 표준점수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은 응시생 수가 전체 응시생 중 몇 %인지를 나타낸 값이다. 예를 들어 ㄴ군의 언어 영역 백분위 점수가 50이라면, ㄴ군보다 언어 표준점수가 낮은 수험생이 50%라는 뜻이다.

등급
영역별·과목별 표준점수 순서대로 전체 수능 응시자를 9개 집단으로 나눈 것이다. 1등급은 상위 4%까지이며, 2등급은 11%, 3등급 23%, 4등급 40%, 5등급 60%, 6등급 77%, 7등급 89%, 8등급 96%, 9등급은 100%까지다.

누적인원표 활용법
누적인원표는 영역·과목별로 표준점수 최고점부터 최하점까지 해당 점수를 받은 학생 수를 보여주는 표다. 이를 이용하면 자신보다 높은 점수,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 수와 동점자 수까지 알 수 있어 자신의 위치를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다.

각 영역의 맨 위에 있는 점수가 표준점수 최고점이고 누적 인원은 최고점부터 해당 점수까지 받은 수험생 수의 합이다. 예를 들어 ㄱ양의 언어 영역 표준점수가 132점이라고 할 때, 해당 점수의 누적 인원은 20267명이며 동점자 수는 5588명(20267명-14679명)이다.

누적인원표를 확인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반영하는 영역과 가중치를 두는 영역을 파악하는게 좋다. 이를 바탕으로 영역별 누적인원표를 참고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찾아야 한다. 누적인원표를 활용하면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무엇이 자신에게 더 유리한지도 알 수 있다. 동점자가 많을수록 백분위는 불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