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교육] 대전 대성중학교의 NIE논술반
박수근 ‘빨래터’, 고흐 ‘해바라기’?
감상하며 미술작품 대중화 토론
[중앙일보 박형수.김경록] 교육과학기술부는 공교육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방과 후 수업의 확대와 질적 향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특기 적성 계발, 교과 내용의 심화 보충이 가능하며 사교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초·중학교의 방과후 수업 4곳을 찾아가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전교 1~20등 학생이 참여하는 대전 대성중의 ‘NIE논술반’ 수업 모습. 16일 학생들은 ‘미술작품의 대중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진=김경록 기자]“미술품은 감상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거죠.”(김동하)
“유명한 작품들은 해가 갈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니까 예술적 가치를 모르더라도 돈을 벌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김대용)
지난 16일 오후 대전 대성중의 한 교실. 방과후 수업인 ‘NIE논술반’ 학생들이 ‘미술작품의 대중화’라는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영규(1학년)군은 “관련 기사를 읽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다 보니 선입견과 달리 주제가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문 사진·기사 보며 느낀 대로 이야기 나눠
지난 9월에 시작된 NIE(신문활용교육)논술반은 이 학교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특별한 수업’으로 여겨진다. 전교 1~20등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기 때문이다. 박미애 NIE논술 강사는 “신문기사를 읽고 토론하는 몇 달 새 학생들의 사고력이 부쩍 늘었다”고 평했다.
이날 박 강사는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신문에서 스크랩한 미술 작품들을 보여줬다. 별도의 설명 없이 학생들은 박수근의 ‘빨래터’,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 등 국내외 명작들을 감상했다. 이어 각자의 느낌을 그대로 얘기했다. 박정헌군은 ‘해바라기’에 대해 “활짝 핀 꽃과 시든 꽃, 잎이 다 떨어진 꽃이 한 화병에 꽂혀 있는 모습이 우리 인생을 축약해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준서군은 “‘빨래터’는 위작 논란이 심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며 “위작 여부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림과 관련된 학생들의 이야기가 정리되자 박 강사는 수업 교재로 사용하는 『생각N논리』에 수록된 신문 기사를 읽게 했다. 이 책은 중앙일보 기사를 주제별로 모아 만든 NIE용 교재다.
미술의 유래, 재테크로 각광받는 미술품 등에 대해 다룬 기사 서너 편을 읽은 후 학생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중세 유럽에서 왕이나 귀족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검소하고 선량하게 할 목적으로 초상화를 제작해 공개했다는 기사 내용을 보고, 정헌군은 “요즘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사진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며 신기해했다. 김석원군은 “예술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평가 기준이 명확해져 괜한 부풀리기가 없어지고 정확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NIE로 독서 습관 바뀌고 사고 폭 넓어져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NIE 수업을 한 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신문.박 강사는 학생들의 이야기에서 토론과 논술 주제를 뽑아냈다. ‘미술 작품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 600자 분량의 논술문을 써보게 했다. 영규군은 “기사를 읽고 토론을 하면서 생각이 정리돼 논술문 쓰는 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박 강사는 “『생각N논리』는 하나의 시사 주제를 중심으로 신문 기사와 책, 교과서, 영화가 연계돼 있어 논술 실력은 물론 사고력 향상에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동하군은 “NIE 수업을 받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는 밑줄을 긋기도 하는 등 책을 훨씬 꼼꼼하게 읽게 됐다”고 말했다. 영규군은 “TV 뉴스를 볼 때 아는 내용이 많아졌다”며 웃었다.
준서군은 “NIE 수업을 처음 받을 때는 내용이 생소하고 어려워 진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지난 2개월 동안 ‘지구온난화’라는 주제로 공부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준서군은 “올여름 폭우 피해도 지구온난화의 여파란 걸 알게 됐고, 신문에 실린 기사들이 내 실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대성중 조영숙 교장은 “NIE 수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며 “방과후 수업뿐 아니라 국어·사회·과학 등 정규 수업 시간에도 신문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선생님, 아이들 상상력이 쑥쑥 커졌어요"
감상하며 미술작품 대중화 토론
[중앙일보 박형수.김경록] 교육과학기술부는 공교육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방과 후 수업의 확대와 질적 향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특기 적성 계발, 교과 내용의 심화 보충이 가능하며 사교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초·중학교의 방과후 수업 4곳을 찾아가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유명한 작품들은 해가 갈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니까 예술적 가치를 모르더라도 돈을 벌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김대용)
지난 16일 오후 대전 대성중의 한 교실. 방과후 수업인 ‘NIE논술반’ 학생들이 ‘미술작품의 대중화’라는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영규(1학년)군은 “관련 기사를 읽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다 보니 선입견과 달리 주제가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문 사진·기사 보며 느낀 대로 이야기 나눠
지난 9월에 시작된 NIE(신문활용교육)논술반은 이 학교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특별한 수업’으로 여겨진다. 전교 1~20등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기 때문이다. 박미애 NIE논술 강사는 “신문기사를 읽고 토론하는 몇 달 새 학생들의 사고력이 부쩍 늘었다”고 평했다.
이날 박 강사는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신문에서 스크랩한 미술 작품들을 보여줬다. 별도의 설명 없이 학생들은 박수근의 ‘빨래터’,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 등 국내외 명작들을 감상했다. 이어 각자의 느낌을 그대로 얘기했다. 박정헌군은 ‘해바라기’에 대해 “활짝 핀 꽃과 시든 꽃, 잎이 다 떨어진 꽃이 한 화병에 꽂혀 있는 모습이 우리 인생을 축약해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준서군은 “‘빨래터’는 위작 논란이 심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며 “위작 여부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림과 관련된 학생들의 이야기가 정리되자 박 강사는 수업 교재로 사용하는 『생각N논리』에 수록된 신문 기사를 읽게 했다. 이 책은 중앙일보 기사를 주제별로 모아 만든 NIE용 교재다.
미술의 유래, 재테크로 각광받는 미술품 등에 대해 다룬 기사 서너 편을 읽은 후 학생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중세 유럽에서 왕이나 귀족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검소하고 선량하게 할 목적으로 초상화를 제작해 공개했다는 기사 내용을 보고, 정헌군은 “요즘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사진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며 신기해했다. 김석원군은 “예술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평가 기준이 명확해져 괜한 부풀리기가 없어지고 정확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NIE로 독서 습관 바뀌고 사고 폭 넓어져

박 강사는 “『생각N논리』는 하나의 시사 주제를 중심으로 신문 기사와 책, 교과서, 영화가 연계돼 있어 논술 실력은 물론 사고력 향상에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동하군은 “NIE 수업을 받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는 밑줄을 긋기도 하는 등 책을 훨씬 꼼꼼하게 읽게 됐다”고 말했다. 영규군은 “TV 뉴스를 볼 때 아는 내용이 많아졌다”며 웃었다.
준서군은 “NIE 수업을 처음 받을 때는 내용이 생소하고 어려워 진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지난 2개월 동안 ‘지구온난화’라는 주제로 공부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준서군은 “올여름 폭우 피해도 지구온난화의 여파란 걸 알게 됐고, 신문에 실린 기사들이 내 실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대성중 조영숙 교장은 “NIE 수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며 “방과후 수업뿐 아니라 국어·사회·과학 등 정규 수업 시간에도 신문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선생님, 아이들 상상력이 쑥쑥 커졌어요"
"'신문은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쉽게 설명해줄 뿐 아니라 부모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는 진짜 선생님이죠." "아이들이 활자와 친해지면서 차분하고 깊게 생각하는 습관이 길러졌어요."….
본지의 교육콘텐츠 지면 '신문은선생님' 출범 1주년 기념 강연회가 열린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 컨벤션센터에 서울 지역 학부모 350명이 몰렸다. 준비된 좌석이 꽉 차 뒤편에 따로 의자를 설치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3살짜리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미래에 필요한 교육 정보를 얻기 위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강연회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도착한 윤형윤(37·노원구)씨는 "집에서 강연회장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려 아침부터 서둘렀다"며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무조건 신문은선생님을 꺼내 읽는 애독자"라고 했다.
5살 아들을 데리고 온 김현숙(35·송파구)씨는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인데 아침마다 아빠보다 먼저 신문을 들고와 "내 신문"이라며 '신문은 선생님' 면을 펼쳐들고 꼼꼼히 읽는다"며 "한자나 체험학습 기사를 오려 모아두는데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신문은 선생님' 집필진들의 강연이 시작되자 학부모들은 필기구를 꺼내 메모하면서 경청했다.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아들을 둔 유정희(40·광진구)씨는 이주은 교수의 '이미지를 생각해요' 강의를 들으면서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유씨는 "주말마다 미술관에 가는데 오디오 가이드북으로만 정보를 얻었다"며 "오늘 강의를 듣고나니 나중에 애들에게 미술작품을 설명해주기 쉬울 것 같다"고 했다.

박상희(46·중랑구)씨는 "아이들이 신문은선생님을 애독하면서 신문의 다른 분야 기사까지도 한 번씩 읽어보게 돼 신문을 친근하게 생각하게 돼 부모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강연을 듣고나니 평소에 머릿속으로만 맴돌던 창의력에 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는 손자·손녀들을 위해 참석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있었으며, 자녀 교육에 높은 관심을 보인 아버지들도 종종 보였다. 맨 앞줄에 앉아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강의를 듣던 정승길(75·강남구)씨는 "'신문은 선생님'에 나오는 포켓몬 한자왕을 오려서 손에 쥐어준 덕분에 손자들(5살, 11살)과 더욱 친해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신문은선생님을 보는 순간 '이거다' 싶더라"며 "어른들도 어려워하는 수학이나 과학을 쉽게 풀어서 써놨고, 아이들과 가볼 만한 여행지나 박물관 정보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손현준(41·자영업·서초구)씨는 "손자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할아버지께서 '강연회에 가보라'고 하셔서 참석했다"고 했다.
강연을 듣고 나온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웃 학부모의 권유로 강연회에 참석했다는 전현신(45·강남구)씨는 "우뇌와 좌뇌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서 앞으로 아이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면 좋은지 알게 됐다"고 했다.
본지의 교육콘텐츠 지면 '신문은선생님' 출범 1주년 기념 강연회가 열린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 컨벤션센터에 서울 지역 학부모 350명이 몰렸다. 준비된 좌석이 꽉 차 뒤편에 따로 의자를 설치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3살짜리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미래에 필요한 교육 정보를 얻기 위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강연회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도착한 윤형윤(37·노원구)씨는 "집에서 강연회장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려 아침부터 서둘렀다"며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무조건 신문은선생님을 꺼내 읽는 애독자"라고 했다.
5살 아들을 데리고 온 김현숙(35·송파구)씨는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인데 아침마다 아빠보다 먼저 신문을 들고와 "내 신문"이라며 '신문은 선생님' 면을 펼쳐들고 꼼꼼히 읽는다"며 "한자나 체험학습 기사를 오려 모아두는데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신문은 선생님' 집필진들의 강연이 시작되자 학부모들은 필기구를 꺼내 메모하면서 경청했다.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아들을 둔 유정희(40·광진구)씨는 이주은 교수의 '이미지를 생각해요' 강의를 들으면서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유씨는 "주말마다 미술관에 가는데 오디오 가이드북으로만 정보를 얻었다"며 "오늘 강의를 듣고나니 나중에 애들에게 미술작품을 설명해주기 쉬울 것 같다"고 했다.

박상희(46·중랑구)씨는 "아이들이 신문은선생님을 애독하면서 신문의 다른 분야 기사까지도 한 번씩 읽어보게 돼 신문을 친근하게 생각하게 돼 부모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강연을 듣고나니 평소에 머릿속으로만 맴돌던 창의력에 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는 손자·손녀들을 위해 참석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있었으며, 자녀 교육에 높은 관심을 보인 아버지들도 종종 보였다. 맨 앞줄에 앉아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강의를 듣던 정승길(75·강남구)씨는 "'신문은 선생님'에 나오는 포켓몬 한자왕을 오려서 손에 쥐어준 덕분에 손자들(5살, 11살)과 더욱 친해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신문은선생님을 보는 순간 '이거다' 싶더라"며 "어른들도 어려워하는 수학이나 과학을 쉽게 풀어서 써놨고, 아이들과 가볼 만한 여행지나 박물관 정보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손현준(41·자영업·서초구)씨는 "손자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할아버지께서 '강연회에 가보라'고 하셔서 참석했다"고 했다.
강연을 듣고 나온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웃 학부모의 권유로 강연회에 참석했다는 전현신(45·강남구)씨는 "우뇌와 좌뇌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서 앞으로 아이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면 좋은지 알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