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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열정 있다면 성적은 극복 가능

관심과 열정 있다면 성적은 극복 가능
한겨레
»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계열 선택 때 학생들이 많이 하는 고민은 성적이 좋은 계열과 관심있는 계열이 차이가 나는 경우이다. 많은 학생들이 “성적은 문과 쪽이 좋은데 이과에 더 관심이 많아요”라고 말하거나 반대로 “이과 성적이 더 좋은데 문과 계열에 더 관심이 많아요”라고 답하는 비율이 꽤 높은 편이다.

성적은 문과 과목이 더 좋은데 흥미 분야가 이과에 있다면 학생들로서는 큰 고민과 갈등이 생길 수 있으며 진로 고민 때문에 학업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성적은 문과 쪽이 더 좋은데 이과에 더 적성과 흥미가 높다면, 성적만으로 봤을 때는 문과로 가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문과 성적도 좋은 것에 더해서 추가적으로 이과 계열 쪽으로 관심과 흥미가 높기 때문에 이과 관련 과목들을 더 열심히 공부할 마음의 자세가 충분히 되어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탐색해볼 수도 있다.

문과 성적 좋다고 무조건 문과 선택은 피해야

문과 성적이 좋다고 해서 문과 계열의 직업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100%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이과 성적이 문과 과목의 성적에 견줘 다소 낮다고 해서 관련 계열 학과로 진학하거나 관련 분야의 직업을 선택하는 게 잘못된 선택일 수는 없다.

문과 성적이 더 좋다고 해도 자신이 이과 계열의 직업과 학과에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이과 관련 과목들을 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고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힘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자신이 수학이나 과학 등 이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목들의 성적이 너무 저조한 상태이거나, 노력을 했음에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면 이과를 선택하는 데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과 성적이 문과 성적에 견줘 조금 낮더라도 앞으로는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도라면 이과 계열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 학생들이 전문 상담 직업인을 만나 직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또한 수학과 과학 공부를 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성취감과 흥미를 느낀다면 현재 성적이 다소 좋지 않다고 해도 이과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합쳐져서 언젠가는 실력이 향상되는 순간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계열 선택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성적이다. 위의 예처럼 문과 성적이 더 좋다고 해서 반드시 문과 계열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잘하는 문과 계열 과목보다 성적을 올리는 게 조금은 힘들 수도 있지만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이나 학과가 이과 계열이 확실하다면 과감하게 이과를 선택해서 도전해보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학부모나 교사들이 학생들의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이과 계열로 간다고 해도 언어영역이나 외국어영역 등 필수적인 문과 과목들은 계속해서 공부해야 하고, 문과 쪽의 여러 과목들의 성적이 좋을수록 내신도 향상되므로 문과 성적이 좋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일석이조일 수 있다. 즉 기본적인 문과 과목들의 성적을 우수하게 유지하면서 이과 계열의 과목들에 좀더 치중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학업지도를 한다면 문과, 이과 과목의 성적이 모두 향상되어 결국에는 학생의 전반적인 학습능력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장점들도 많다.

계열을 선택할 때는 학과목의 성적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 전에 생각해야 할 중요한 기준은 학생의 적성과 흥미가 어느 쪽인지에 대한 것이다. 고등학교에서의 계열 선택은 고등학교 3년의 기간, 대학교 4년, 그리고 그 이후의 직업 선택까지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수학 성적 안오르면 학습방식 점검을

그래서 그만큼 결정에 신중해야 하고 이과가 더 취업이 잘 된다는 잘못된 정보나 막연한 동경으로 계열을 선택해선 안 된다. 학생 스스로 적성과 흥미가 이과 계열에 맞다고 확신한다면, 문과 과목뿐 아니라 이과 과목을 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학생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진로발달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학 및 진로 지도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부모나 교사들이 학생들의 선택을 지지해주는 경우 반대로 불안함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다. 그렇게 불안해하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선택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들을 알려주면서 선택을 지지해주는 것이 좋다. 단순히 계열 선택에 대한 상담뿐 아니라 진로계획이나 학습계획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조언해준다. 학생의 선택을 가시화하여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준다면 자신이 나아갈 수 있는 목표나 지향점이 설정되어 학업에 더욱 몰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학생들이 소신있게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계열을 선택하고 더 열심히 학업에 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단 상담을 신청하는 학생들 중에는 수학이나 과학 과목을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경우 흥미와 노력은 충분하지만 학습방식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학생의 기대수준이 자신의 실제 능력에 견줘 높은 것은 아닌지 현실적인 면을 객관적으로 점검해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