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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EBS 연계, 어떻게 볼 것인가?

수능-EBS 연계, 어떻게 볼 것인가?
[중앙일보] 2011년 03월 20일(일) 오후 11:39   가| 이메일| 프린트
[중앙일보 MY STUDY] 지난 2월 16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과 EBS가 공동으로 수능-EBS 연계 정착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수능과 EBS 연계는 수험생들의 뜨거운 관심사다. 이들이 내 놓은 해결책은 뭔지, 수험생의 입장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 살펴보겠다.

이들은 지난 해 수능시험이 EBS와 70% 연계됐지만 어려웠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래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그 주요 내용은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연계 대상 교재 수를 축소한다는 것으로 이는 다음 [표1]과 같다. 이는 수험생들의 EBS 학습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둘째, 연계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수능-EBS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교과서와 EBS의 주요 개념을 지나치게 변형하지 않고 출제하겠다고 했다. 또 수능 난이도가 일관성 있게 유지될 수 있게 ‘영역별 만점자가 1% 수준으로 나오도록 조정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이 부분이 큰 논란거리가 됐다. 어려웠다고 평가된 2011학년도 수능 만점자는 수리‘가’형 0.02%, 외국어 0.21% 등이었고, 쉬웠다고 평가된 2010학년도 수능 만점자는 수리‘나’형 0.84%, 외국어 0.74%였다. 따라서 전영역 만점자가 1%가 될 경우 쉬운 수능, 이른바 ‘물수능’이 될 것이며, 이럴 경우 상위권 대학의 변별력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 수험생과 학부모가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강한 비판에 직면하자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이틀 뒤 “1%는 쉽게 내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며칠 뒤 기자 간담회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정부가 밝힌 수능 만점자 1%를 맞추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아닌 충분히 가능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추정치(1)과 (2)는 각각 2010, 2011학년도의 표본 분포와 같다고 가정하고 1등급 구분점수를 산출해 본 것이다. 만점자가 1%일 경우, 언어 등급컷은 97~98로, 수리 등급컷은 91~94로, 외국어 등급컷은 95~96으로 치솟게 된다. 즉 한두 문제로 인해 점수와 등급이 뒤바뀌게 되고, 수능은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지 못하는 시험으로 추락하게 된다. 수시 비중이 60%라고 하지만, 수시에는 수많은 전형이 있고 그 수많은 전형의 총합이 60%일 뿐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 비중은 높지 않다. 정시 비중이 아무리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진다는 것은 대혼란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과부와 평가원이 정말 수험생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정한 경쟁을 주도하려고 한다면, 수능이 수험생들의 실력을 가리는 의미 있는 시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김찬휘 티치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