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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원점수는 잊고 '표준점수·백분위' 꼼꼼히 따져라"

"원점수는 잊고 '표준점수·백분위' 꼼꼼히 따져라"
[조선일보] 2010년 11월 25일(목) 오전 03:28   가| 이메일| 프린트



이제 수능시험은 끝났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대다수 수험생들은 남아 있는 수시 2차 대학별고사 준비를 해야 하며 고3 학생들의 경우에는 기말고사도 남아 있기 때문. 그러나 지금부터는 또 한 번의 대학입시인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기이다. 물론, 수시에 합격되는 수험생들은 정시 준비가 필요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수험생들은 정시 지원 준비를 치밀하게 해야 할 것이다.

정시모집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인 수능성적표에는 응시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기재되며 원점수는 기재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학에서도 수능 성적을 반영할 때 표준점수, 백분위를 활용하여 산출한 결과를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채점한 원점수는 단지 참고자료에 불과하고 실제로 수능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을 가지고 정확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원점수는 참고자료일 뿐

표준점수 산출공식에서 실제 산출된 표준점수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Z점수이다. 이 Z점수는 각 영역별 평균과 표준편차에 의해서 값이 결정되는데, 그 중에서도 표준편차는 영역 내에서 원점수대별로 표준점수 차이에 영향을 주게 되어 본인이 취득한 원점수에 따라 점수 차이가 더 발생하게 된다. 표준점수 산출공식을 보면, 아래의 Z점수에 영역별 상수(해당 영역의 표준편차, 평균)로 구하게 된다. 해당 영역의 표준편차와 평균은 언어, 수리, 외국어의 경우 각각 20과 100이며 탐구는 각각 10과 50을 부여한다. [공식1 참조]


표준점수는 각 영역의 평균 및 표준편차에 의해 점수가 달라지게 되는데 평균점수가 낮고 표준편차 값이 작으면 표준점수의 최고점이 커지게 되며 최고점과 최저점에 해당되는 급간은 표준편차 값이 작으면 늘어나게 된다. [표1 참조]

반면, 백분위는 본인의 성적이 전체 수험생 중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주는 점수이기 때문에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본인 성적의 표준점수 및 백분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식2 참조]




원점수 합이 동일해도 영역별 취득, 점수에 따라 표준점수·백분위는 달라진다

실제 각 영역별 원점수의 합이 동일하더라도 영역별 원점수 조합에 따라 실제 수능에서 반영되는 표준점수/백분위 성적은 달라지게 된다. 앞서 설명한대로 표준점수는 평균 및 표준편차를 가지고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평균이 낮고 표준편차의 값이 작은 영역의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이 유리하다. 반대로, 백분위는 수험생들의 영역별 석차를 통해 점수로 환산하게 되는데, 이는 시험의 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운 과목의 점수는 조금 적게 받았지만 상대적인 등수는 높은 수험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를 실제 2010학년도 수능 성적 결과를 통해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표2 참조]

[표2]는 A, B수험생의 성적표 중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성적만을 기록했다. 탐구 영역에서는 과목별 유·불리가 더욱 크게 작용하지만 모든 수험생들이 공통적으로 치르는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성적만으로도 원점수 조합에 따라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에서 차이가 난다. 지난해 수능시험을 치른 두 명의 학생들의 점수를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원점수는 B수험생이 245점으로 A수험생 240점보다 5점이 더 높았다. 아마도 수능 성적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B수험생은 A수험생보다 대학 지원에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성적표가 발표된 이후 A수험생은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우선 표준점수의 경우 언어영역의 점수가 높은 A수험생이 원점수는 5점이나 낮지만 표준점수는 1점밖에 차이 나지 않았고 백분위 성적은 원점수가 낮은 A수험생의 결과가 믿기지 않을 만큼 더 높았다. A수험생의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백분위 합은 243점이었지만 B수험생은 229점에 불과하여 백분위 점수 격차는 14점이나 났다. 원점수가 불리하더라도 수능 점수 반영 방식을 기준으로 어떤 영역에 비교우위가 있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표준편차가 작은 과목을 잘 본 수험생들이 실제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B수험생의 경우에는 백분위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에는 무조건 지원을 피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자신의 성적이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 성적 가운데 어떤 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지난해 대학입시를 치른 수험생의 실제 지원 사례이다. [사례 참조]




각 대학들은 표준점수/백분위 성적을 대학에 따라 다르게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대학별 합격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화여대의 경우에는 백분위 성적을 활용하기 때문에 각 영역별로 성적대가 고른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김○○ 학생의 경우에는 반영 비율이 30%로 높은 언어영역의 백분위 성적이 98로 높은 편이었고 반영 비율이 각각 25%인 수리와 외국어영역의 성적이 고른 편이었기 때문에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반면 서울시립대는 수리와 외국어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었고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었기 때문에 본인의 점수가 불리하게 작용하여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듯 정시 선발 방식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통해 최종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