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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세계 MBA가 원하는 학생은?

세계 MBA가 원하는 학생은?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7-09-10 07:08 기사원문보기
부루스 델모니코 예일대 디렉터

전 세계 순회 홍보기관인 '경영전문대학원(MBA) 투어'가 주최한 '2007 서울 MBA 페어'가 8일 오후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최됐다.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린 이 행사에는 전 세계 16개국, 65개 유수 대학 MBA 입학담당 디렉터가 참석해 지원자들에게 무료 상담을 실시했다. 코넬, 예일 등 세계 톱 MBA 스쿨 부스가 마련된 행사장에는 입학 희망자들이 몰려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할만큼 붐볐다.

상담 신청자가 많았던 코넬대, 예일대 그리고 영국권 MBA인 맨체스터비즈니스스쿨 입학 담당자를 만나 생생한 입학 기준과 지원과정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 예일대

= 부루스 델모니코 예일대 디렉터는 "한국 지원자들의 우수성에 대해 이미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 학교 측에서도 한국 학생을 포함한 아시아계 학생들을 더 많이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부 입학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예일대는 MBA 과정 역시 한국인 비율이 1% 내외에 불과하다. 다른 해외 명문 MBA의 한국 학생 비율이 10% 안팎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셈이다.

델모니코 디렉터는 "비정부기구(NGO)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거나 정부 관료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본 한국 지원자라면 입학에 유리할 것"이라며 "현재도 예일대 MBA에는 전체 학생 중 정부 관료나 군인 출신 비율이 40%에 육박할 만큼 이들 지원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관료 출신들이 많이 지원하고 졸업 후에도 세계은행이나 UN 등 국제기구로 진출하는 사람이 많다"며 "대부분 졸업생이 기업에 취직하는 타 MBA에 비해 졸업 후 연봉 상승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정부 관련 인사들의 인맥을 쌓기에는 더 없이 좋은 학교"라고 말했다.

예일대 MBA는 특별한 커리큘럼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강의를 펼치고 있다. 전문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두루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랜달 소여 코넬대 디렉터

◆ 코넬대

= 랜달 소여 코넬 MBA 입학담당자는 "코넬은 파이낸스(재무) 분야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재무 관련 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면 다른 지원자보다 입학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 국민은행 등 한국 대기업에서 우수 인재를 코넬 MBA에 위탁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한국인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 대기업 출신에 대한 학교 측의 평가와 반응이 좋기 때문에 유수 기업 출신 인재라면 '경력'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현재 코넬 MBA에 재학 중인 한국인 학생 비율은 20% 선으로 미 명문 MBA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소여 디렉터는 "한국 지원자들의 에세이 실력이 떨어지는 게 흠"이라고 지적했다.

에세이는 지원자를 입학담당자에게 홍보하는 '광고문'인 만큼 자신이 가진 독특한 경험과 가치관 등 강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나타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코넬대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과목을 개설 중이다. 제3세계 국가에서 생활하며 환경 문제나 빈곤퇴치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세계가 한층 풍족해지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MBA 출신의 의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헤더 스파이로 MBS 디렉터

◆ 맨체스터대

= 헤더 스파이로 맨체스터비즈니스스쿨(MBS) 디렉터는 "MBS는 엔지니어 출신 지원자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귀뜸했다. 상품을 만드는 제조과정에 대한 이해를 갖춘 상태에서 MBA 과정을 통해 경영 메커니즘까지 이해하면 최상의 '경영브레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MBS는 입학자를 선발할 때 최우선으로 '직장 경력'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우수한 학부 성적보다는 '어떤 직장에서 어떤 성과를 올렸나'를 기준으로 지원자의 우수성을 평가한다.

그는 "MBS는 영국에 있지만 전체 학생 중 80% 이상이 유럽연합(EU) 외 지역 출신인 게 MBS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계 학생은 전체의 31%, 한국 학생은 10% 안팎을 차지한다.

또 학생의 출신 국가와 직업 구성이 다양한 만큼 문화적 다양성이 보장된 수업환경에서 팀워크를 통해 공부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파이로 디렉터는 "학교 장점인 국제적인 문화를 보다 더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10주간 외국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MBS가 국제적 마인드를 겸비한 졸업생을 배출하는 데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소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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