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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내신반영률 올랐지만 영향력 크지 않다

내신반영률 올랐지만 영향력 크지 않다
한겨레 | 기사입력 2007-08-30 20:30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고려·연세·서강대 등 최고·최저 점수차 대폭 줄어
입시전문가·교사 “지난해와 비슷한 전략 세울 것”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내신) ‘무력화’ 시도로 비판을 받았던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교육인적자원부의 권고치 30%에 못미치는 20%대에서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결정해,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내신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학들은 내신 비중이 매우 커져 예상 합격생 분포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신 영향력이 발표된 수치 만큼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많은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 대학 가운데선 가장 낮은 17.96% 내신 반영 계획을 밝힌 고려대는, 지난해에 견줘 합격생의 25% 가량의 분포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내신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내신 반영률을 29.75%로 정한 숙명여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지난해엔 내신의 의미가 사실상 없었다면, 올해는 소폭 의미가 생겼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 이유로는 먼저 올해 내신 실질반영비율 산출공식이 지난해와 달라졌다는 점을 꼽았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전형 총점에서 내신·수능·논술의 기본점수를 모두 뺀 것을 분모로 하고, 내신 총점에서 내신 기본점수를 뺀 수치를 분자로 삼는 올해 산출 공식을 적용하면, 지난해 5% 반영률이 20%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상위권의 등급 간 점수 차를 작게 한 것도 내신 영향력을 떨어뜨린다. 연세대는 내신 1등급과 2등급 점수 차가 0.5점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내신 모든 과목이 1등급이면 500점 만점이고, 모두 3등급을 받아도 495점을 얻는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이런 점수 차는 수능 탐구영역에서 한 등급만 올려도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숙명여·숭실대 등도 등급 간 점수 차를 차등 적용한다고 발표했고, 고려·한양·성균관대 등도 차등 적용 원칙을 정하고 구체적인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신의 총점과 기본점수의 차이를 지난해보다 줄인 대학도 많다. 고려대는 지난해 내신 만점(400점)과 기본점수(359점) 차이가 41점이었는데 올해는 30점(만점 500점, 기본점수 470점)으로 줄였다. 연세대도 내신 최고와 최저 점수 차를 지난해 68점에서 올해 34점으로, 서강대도 160점에서 100점으로 줄였다.

김용진 서울 동덕여고 교사는 “내신 실질반영비율 자체보다는 내신 등급 간 점수 차에 유념하며 수능 점수를 잘 받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도 한 외고 교사는 “내신 비중이 높으면 특목고생에게는 불리하므로, 특기자 전형이나 수능 우선선발에 지원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