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의좋은 선후배, 국내외 미장대회 나란히 휩쓸다

choib 2013. 9. 12. 12:42

의좋은 선후배, 국내외 미장대회 나란히 휩쓸다


 


경기 남양주공업고 3 강남호군, 졸업생 황지원씨

강남호(17·경기 남양주공업고 3년·사진 오른쪽)군과 황지원(18·경기 남양주공업고 졸)씨는 미장(건축 공사에서 벽·천장·바닥에 흙이나 시멘트 따위를 바르는 일) 분야 유명 인사다. 강군은 지난 4월 열린 '2013 경기도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황씨는 지난 7월 2일부터 엿새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이하 '독일 올림픽')에서 미장 부문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둘은 남양주공업고 미장기능반 선후배인 동시에 방학도 반납하고 1년 365일 동고동락하는 형제 같은 사이다. 강군은 "지원이 형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 매일 형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황씨 역시 "남호는 눈썰미가 좋아 한 번만 가르쳐주면 금세 똑같이 해내는 후배"라며 치켜세웠다. 훌륭한 스승을 둔 것도 둘이 똑 닮았다. 각각 강군과 황씨의 지도를 맡은 김종희·홍재균 교사는 주 6일 출근에 매일 야근이 이어지는 살인적 일정을 감내하며 둘을 성심성의껏 가르쳤다.

미장 부문에 관한 국내 대회와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형식은 각기 다르다. 김 교사는 "국내 대회에선 시작일 2주 전 문제가 공개되며 치수와 몰딩(moulding, 창틀·가구 등의 테두리 장식) 등을 도면대로 얼마나 정확하고 깔끔하게 시공했는지가 평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출전자는 기본 구조물에 본인만의 창작물을 더할 수 있다. 독일 올림픽 당시 황씨는 홍 교사와 상의한 끝에 한옥 팔각창을 벽면에 추가했다.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는데 그 의도가 심사위원에게 잘 전달돼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외 대회를 나란히 휩쓸며 두 사람에겐 확고한 목표가 생겼다. 독일 올림픽 메달 수상으로 군(軍) 면제 혜택을 받은 황씨는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노리고 있다. 강군은 오는 30일 개최되는 제48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경기도 대표로 참가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다음 목표는 오는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제43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출전"이라고 말했다.(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2년마다 열린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미장 부문 국가대표는 단 1명이다. 올해 그 영예의 주인공이었던 황씨에겐 '아주 특별한 공구 박스'가 하나 있다. "지난 2011년 영국 런던 대회 당시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선배에게 물려받은 거예요. 이 공구 박스는 이전 국가대표에게서 차기 국가대표에게로 대물림돼요. 저 다음으로 이걸 받게 될 친구는 저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요? 남호가 주인공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어요."(웃음)

[남양주=글·사진 이해나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