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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한나, 임정은, 한예나 양./한준호 기자·염동우 기자 |
자기주도학습우수자 전형 합격생의 '추천! 고교 3년 로드맵'
지금 고 1 중 벌써 대학 입시를 체감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대입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 당장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까지만 따져도 28개월밖에 안 남았다. 고 1에게 필요한 '고교 3년 로드맵'은 어떤 형태여야 할까? 지난해 대입에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인정받아 합격한 선배 3인에게서 그 해답을 구했다.
1학년|"공부 목적 찾고 '큰 그림' 그려야"
안한나씨는 고교 입학 직후 목표 대학을 여덟 군데가량 정한 후 틈틈이 해당 학교 입시요강을 살폈다. 이렇게 얻은 정보는 고교 3년간 공부·비교과활동 계획의 토대가 됐다. 중학교 때부터 역사 교사를 꿈꿨던 안씨는 고교 입학 직후 교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비반'에 들어갔다. 그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에 합격했고 고 3 땐 1급 합격증까지 거머쥐었다.
임정은씨는 "공부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지 못하면 학습 의욕은 사라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고교 입학 직후 친구 사귀는 게 힘들어 마음고생이 컸어요. '성적이라도 잘 받아 자신감을 키우자'는 생각으로 독하게 공부해 2개월 만에 반 석차를 10등 이상 올렸죠. 그런데 그 독기도 금세 사그라지더라고요. 그때 학습 의지를 되살려준 건 'NGO 저널리스트'란 꿈이었어요. 지금 1학년이라면 '공부법'보다 '공부해야 하는 이유'부터 고민하세요."
2학년|"비교과활동은 '좁고 깊게' 할 것"
2학년 땐 1학년 때 찾은 관심 분야로 영역을 좁혀 깊이 있는 비교과활동을 하는 게 좋다. 안한나씨의 경우, 2학년에 올라가면서 친구들과 교내 역사 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는 "역사 드라마나 영화, 책, 다큐멘터리 등을 두루 접하며 △토론 △작품 속 내용 진위 가리기 △역사 연극 △역사 골든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를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이 주관한 '한 문화재 한 지킴이' 봉사에도 참여했다.
임정은씨는 1·2학년 때 연이어 여수시가 개최하는 국제청소년교류축제에 참가했다. "여권도 없는 여수토박이지만 축제 기간 중 꽤 많은 외국인을 만날 수 있었어요. 주말마다 도서관을 찾아 제 관심사인 국제·시사 분야 잡지나 책을 읽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제가 참여할 만한 활동 정보를 열심히 모았거든요. '지방에선 마땅히 할 활동이 없다'고 불평하는 친구가 많은데, 주어진 환경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는 게 진짜 '자기주도학습'이라고 생각해요."
학습 측면에선 전년도 성적을 점검하고 학습 목표를 설정하는 게 좋다. 한예나씨는 "고 2 초반 '(3년 평균) 내신 1.5등급'이란 목표를 정하고 어떤 과목 성적을 얼마만큼 올려야 할지 결정했다"고 말했다. 임정은씨는 이 시기에 매스컴에 소개된 여러 가지 공부법을 따라 하며 '30분 단위로 주간 계획 세우기'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았다.
부족한 과목을 관심사와 연결 지어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예나씨가 실천한 '환경영어일기'가 대표적 사례. 한씨는 고 2 여름방학부터 1년간 주 3회가량 환경 관련 신문기사를 스크랩하며 그에 관한 생각을 영어로 적었다. 한씨는 "영어 실력이 향상된 건 물론, 대입 지원 시 훌륭한 전공 관련 활동 자료가 됐다"고 설명했다.
3학년|"늦어도 1학기엔 공략 전형 정해야"
3학년 1학기엔 만사 제쳐놓고 '내게 맞는 전형'부터 찾아야 한다. 안한나씨는 자신의 강점(내신 성적)과 비교과활동 내용 등을 분석해 '내신 중심 입학사정관 전형'을 찾아냈다. "고 3 올라갈 무렵 출제 빈도가 높은 자기소개서 문항 12개를 수집, 예상 답안을 다섯 줄 정도로 정리했어요. '자신이 가장 창의적으로 해낸 일'처럼 당황스러운 질문도 나오는데 지원서 제출 기한 직전에 이런 질문을 갑자기 접하면 좋은 답안을 쓰기 어렵거든요."
3학년 학습 계획은 EBS 연계 교재 출간일을 기준으로 세우는 게 효과적이다. 수능을 준비할 땐 수시 지원 전형에 따라 자신있는 과목에 집중할지, 취약 과목을 보강할지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수시 지원 시기 즈음이면 원서 준비에 수능 공부까지 겹쳐 혼란에 빠지는 수험생이 꽤 많아요. 그러지 않으려면 시간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저 역시 고 3 땐 등교 직후부터 수업 직전 시간 등 자투리 시간 계획까지 촘촘히 세워 시간 낭비를 막았습니다."(안한나)
인터뷰 참가자
△안한나|경희대 사학과 1년, 학교생활충실자 전형 합격, 인천 가좌고 졸
△임정은|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1년, 자기추천 전형 합격, 전남 여수 중앙여고 졸
△한예나|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1년, 두액티브(Do Active) 전형 합격, 경기 고양 무원고 졸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