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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프로젝트에 나선 풍문여고 학생들 (서울=연합뉴스) 풍문여고 학생들이 10일 인사동 거리에서 친환경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2013.5.12 << 사회부 기사 참조, 풍문여고 제공 >> photo@yna.co.kr |
풍문여고 환경동아리 '풍문 에코마일리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사장님.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하시면 학교 축제 때 적극적으로 가게 홍보해 드릴게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 교복 차림 여고생 100여명이 나타났다. 이들은 인사동 북쪽 건너편에 있는 풍문여고 학생들로, '친환경 인사동 프로젝트'를 실행하려고 나왔다.
이들은 이 일대 100여개 상점 주인에게서 에너지 절약 서약서를 받고 3개월 뒤 이를 성실하게 실천한 상점 10∼30곳을 뽑기로 했다. 이어 8월 말 학교 축제 때 부스를 설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이들 상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13일 풍문여고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이 학교 환경동아리 '풍문 에코마일리지' 학생들의 아이디어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 13명이 올해 초부터 담당 교사와 함께 동아리를 꾸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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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여고 에코 마일리지 학생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풍문여고 에코마일리지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10일 학교 강당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깜찍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2013.5.12 gogogo@yna.co.kr |
이들은 업주들로부터 서약서를 받으면서 자신들이 여성가족부 지원을 받아 제작한 캐릭터 '에너지맨' 스티커를 세정제 선물과 함께 전달했다. 에너지맨은 이들이 지난 4월 교내에서 개최한 에너지 공모전에서 뽑힌 캐릭터다.
장예영(17)양은 "냉소적인 상인들도 있었지만 '꼭 참여하겠다'며 관심을 보인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단장을 맡은 이윤희(16)양은 "일단 방문했던 상점들을 다시 찾아가 에너지 절약 활동을 잘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마일리지 회원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계기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생물학자가 꿈인 김수현(16)양은 "북극에 하프 물범이라는 귀여운 동물이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환경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방송 구성작가가 되고 싶다는 김현명(16)양은 "영국 BBC에서 제작한 아마존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부와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려면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대신 환경 문제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언제 어디서든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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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프로젝트에 나선 풍문여고 학생들 (서울=연합뉴스) 풍문여고 학생들이 10일 인사동 거리에서 친환경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2013.5.12 << 사회부 기사 참조, 풍문여고 제공 >> photo@yna.co.kr |
박소은(17)양은 "빈 교실 소등, 선풍기·히터 끄기 등이 모두 우리의 활동"이라며 "교실에서 배터리 충전이 완료된 휴대전화 전원 플러그를 뽑아 친구들에게 가져다주는 일도 많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잔소리처럼 여기던 친구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며 미소를 지었다.
인사동 상인들의 호응에 힘을 얻은 에코마일리지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때까지 넘치는 아이디어를 실행하고자 쉴 틈 없이 달린다는 각오다.
단장 이윤희양은 "조만간 교내에서 에너지 절약 수기 공모전을 열 생각이고, 축제 때는 자전거로 동력을 만들어 작동하는 노래방 기계 체험 부스를 들여 놓으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오늘 만난 상인분들께서 '이거 하면 학생들한테 돌아가는 게 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물론 저희에게 당장 돌아오는 것은 없지만 결국 환경 문제가 돌고 돌아 저희에게 돌아오는 것 아닐까요?"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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