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체험학습

능력 검사 후 직업 추천… 연봉·전망 등 자료도 제공

choib 2013. 4. 11. 10:10

능력 검사 후 직업 추천… 연봉·전망 등 자료도 제공


'진로·진학 정보 서비스'를 활용해 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성수고 학생들./이경민 기자

교육부 '진로·진학 정보 서비스' 이용해보니

455개 직업과 505개 대학·학과 정보 총망라

적성 등 따라 안내… 다양한 분야 접할 기회로

"넓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미래 꿈꾸게 됐어요"


사례1ㅣ 엄혜은(서울 성수고 1년)양은 그동안 장래 희망이 ‘교사→심리학자→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수사관’으로 끊임없이 바뀌었다. 본인 적성보다 부모 권유나 언론 보도, 친구 추천 등을 더 우위에 두면서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엄양의 학교 친구인 이수영양은 중학교 때까지 디자이너를 꿈꿨다.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중 1 때 예술고 진학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미술학원에서 그는 뜻밖에도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자신의 적성을 발견했다.

'진로·진학 정보 서비스'를 활용해 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면목중 학생들./이경민 기자

사례2ㅣ 서은비(서울 면목중 3년)양의 꿈은 피부관리사다. 하지만 요즘 그는 부모님의 결사 반대에 부딪쳤다. “엄마는 ‘(피부관리사가) 겉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실상 무척 고된 일’이라며 대놓고 싫어하세요. 이제 곧 진학할 고교를 선택해야 하는데 인문계·특성화 고교 중 어딜 골라야 할지 고민입니다.”



위 두 사례 속 3명은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중고생의 진로 설계를 돕기 위해 운영 중인 일명 '아로플러스'(무료)를 통한 진로·진학 설계에 나섰다. 아로플러스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대입 정보 웹사이트(univ.kcue.or.kr)와의 연계를 통해 기존 커리어넷이 제공했던 진로 정보에 대입 정보를 더한 형태다. 검사 분야는 직업적성·직업흥미·직업가치관·진로성숙도 등 크게 네 가지. 아로플러스에 접속하면 455개 직업 정보와 505개 전국 대학 학과 정보는 물론, 학과별 모집요강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김종우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서울 성수고 교사)은 "대입 정보는 대교협 웹사이트에서, 진로 정보는 커리어넷에서 별도로 검색했던 수고를 덜고 적성·전공·직업 정보를 한 흐름으로 엮어 장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된 점이 아로플러스의 최대 미덕"이라고 말했다.

◇막연한 목표 설정 금물… 적성·흥미부터 파악해야

김종우 교사는 "청소년의 직업 성향이 편협한 최대 원인은 '정보 부족'"이라고 단언했다. "디자인 계통만 해도 패션·산업·시각 등 얼마나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까. 업무 성격도 제각기 다르죠. 조만간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목표만으로 구체적 진로·진학 계획을 세우긴 어려운 세상이 올 겁니다. 그럴 땐 아로플러스 검사를 통해 자신의 적성·흥미·가치관을 두루 살핀 후 그에 맞는 직업을 찬찬히 탐색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아로플러스 검사 결과 엄혜은양은 언어·분석·예술 능력이, 이수영양은 사회성·대인관계 능력이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본인들의 장래 희망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결과였다. 아로플러스는 부문별 검사 결과를 종합해 적게는 40개, 많게는 50개 직업을 제시한다. 각 직업을 클릭하면 △예상 연봉 △관련 학과·자격 △업무 △취업 전망 △현직 종사자 인터뷰 △업무 관련 동영상 등 상세 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


엄양은 "아나운서·작가·카피라이터 등의 직업을 추천받았는데 개중엔 '이런 직업도 있었나?' 싶을 만큼 생소한 분야도 있더라"고 말했다. 추천 직종 중 '아나운서'를 목표로 정한 그는 최근 교내 신문 편집 동아리에 가입했다. 현 성적을 고려해 지망 대학·학과(중앙대 신문방송학과)도 정했다. 한편, 이양은 추천받은 직종 중 '항공기 승무원'을 택한 후 '인하공업전문대 항공운항과 진학'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항공기 승무원의 경우) 어학 능력이 중요한 만큼 영어 공부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서은비양 역시 원래 하고 싶었던 피부관리사 외에 무용가·(애완동물)미용사·제과제빵사·동물조련사 등을 추천받았다. 그는 "전부 내 적성과 어울리는 직업인 것 같아 찬찬히 시간을 두고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사 주기 최소 '학기당 1회'… 틈날 땐 앱 활용하길

오인 서울 면목중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진로·진학 계획을 세울 땐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그 많은 직업을 언제 다 살펴보지?' 고민된다면 일단 관심 가는 몇 가지 직업을 택해 검토한 후 그 과정에서 호기심 생기는 분야를 찾는 방식으로 느긋하게 접근하세요. 특히 최근엔 진로·진학 방향 설정에 도움 되는 애플리케이션〈표 참조〉도 꽤 나와 있으므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 좋습니다."

김 교사는 "아로플러스의 부문별 검사가 공통으로 제시하는 직업일수록 본인과의 적합도가 높다는 뜻이므로 이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검사 결과, 모든 영역이 다 낮게(혹은 높게) 나왔다면 그건 본인이 아직 진로 적성과 관련해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청소년기 꿈은 결코 고정된 게 아니므로 최소 학기당 1회씩 검사를 거듭해 변화를 살피는 게 효과적입니다."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