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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우 기자 |
나의 면접 체험기|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합격 이해경(수원 삼일공업고 3년)양
이해경(경기 수원 삼일공업고 3년·사진)양은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에 합격했다. 그는 특성화고특별 전형 대신 서울시립대의 대표적 입학사정관 전형인 'UOS포텐셜 전형'에 지원했다. 이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100%(3배수), 2단계에서 면접 100%로 합격자를 가린다. "특성화고특별 전형은 특성화고 내에서도 내신 1·2등급은 받아야 합격할 수 있어요. 학교에서 제가 속해 있던 발명창작과는 1개 반(정원 34명)에서 내신을 산출, 반 1·2·3등이 차례로 1·2·3등급을 받았죠. 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내신이 잘해야 4등급, 주춤할 땐 6등급까지 떨어졌어요. 고심 끝에 (제출 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공략하기로 했죠. 고교생 시절 발명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고 고 2 때 대한민국학생창의력챔피언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사무총장상을 받는 등 비교과 활동 실적도 다채로운 편이었거든요."
◇고교 시절 경험 덕에 면접 무난히 통과
이양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수시 면접을 준비했다. 성적이 엇비슷한 여섯 명이 각자 1개 대학씩 맡아 면접 관련 정보를 수집, 공유했다. 조사 내용 중엔 △인터넷에 올라온 기출문제 △진행 방식 △(해당 대학에 진학한) 고교 선배의 경험담 등이 포함됐다.
나름대로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UOS포텐셜 전형 면접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동일 전형에 합격한 선배가 일러준 전년도 면접이나 이전에 치러진 다른 대학 면접과는 그 방식이 전혀 달랐던 것. 면접 당일, 면접장에 들어가기 30분 전 각자 지원 전공별로 3개 문제가 제시됐다. 건축공학과를 지원한 이양에겐 △초고층 건물 급증과 그에 따른 자연(환경)적 문제에 대한 건축공학적 해결 방안 △서울시립대 캠퍼스 내에 들어설 임시 휴식 공간 설계 아이디어 등의 문제가 주어졌다.
초고층 건물 관련 질문과 관련, 그는 고교 시절 건축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타이페이 101(타이완 타이페이)의 건축 방식을 언급했다. 그의 답변을 들은 면접관은 "평소 건축에 관심을 가져온 흔적이 엿보인다"며 비교적 높은 평가를 내렸다. 교내 휴식 공간 설계에 관해선 '설계팀과 시공팀 간 의견 충돌 시 리더로서의 대처 방안' 관련 질문이 덧붙여졌다. "질문을 받고 나서 고교 시절 친구들과 팀을 이뤄 국내외 창의력대회 등에 참가했던 경험이 떠올랐어요. 당시 팀원 간 의견이 부딪치면 각자 자기 의견을 발표한 후 다수결로 결정하곤 했거든요. 그래서 '시공팀과 설계팀에 각각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준 후 다수결로 결정하겠다'고 답했죠."
사실 이양은 건축에 대한 관심만큼 관련 공부를 많이 하진 못했다. 그 때문에 인터넷에서 '(건축공학과 면접장에서)건축 관련 지식을 묻더라'는 후기를 접할 때마다 걱정이 앞섰다. "만약 실제로 그런 질문이 나오면 '아직 모르는 게 많고 배우고 싶어 건축공학과에 지원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을 생각이었어요. 실제 면접장에서도 제게 주어진 3개 문제에 답할 때 어설픈 지식을 뽐내기보다 제가 아는 선에서 얘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상 질문과 답변, 굳이 외울 필요 없어
문항별 답변이 끝난 후엔 자기소개서 내용을 기초로 한 인성면접이 이어졌다. 주된 질문은 △고교 시절 출원한 특허의 종류와 내용 △건축 관련 특허 유무 △발명특성화고교의 정의 등이었다.
그는 모의 면접 훈련 당시 '외운 것처럼 대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예상 질문과 답변을 작성하긴 했지만 막상 대답할 땐 미리 작성해둔 답안의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연습을 거듭했다. "예상 질문이 나왔을 때 '예상 답변대로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어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진솔하게 말하는 게 면접 성공 비결입니다."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