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체험학습

[선배와 함께하는 대입 멘토링] 경기 화성 봉담고 1 전혜지양

choib 2013. 1. 10. 09:04

[선배와 함께하는 대입 멘토링] 경기 화성 봉담고 1 전혜지양


 

(왼쪽부터) 김수진씨, 전혜지양, 서강윤·정영주씨. 이날 전양은 멘토들과 함께 을지대 응급구조학과 실습실을 둘러봤다. 선배들은 시뮬레이션 실습 마네킹 ‘심맨(SimMan)’을 가리키며 전양에게 “설정 상황에 따라 심장 박동 등 신체 반응이 달라지는 첨단 기계로 대당 가격이 1억 원을 호가한다”고 설명했다./성남=이신영 기자

위급상황서 사람 구하는 응급구조사 되고 싶은데…

생명과 직결… 체력·정신력·영어능력 갖춰야


전혜지(17·경기 화성 봉담고 1년)양은 2년 전 남다른 꿈을 품었다.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위급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응급구조사'가 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추는 을지대 응급구조학과 진학. 전양은 "꿈만 가졌을 뿐, 응급구조학과나 응급구조사의 삶 등에 대해선 모르는 게 많다"며 '선배와 함께하는 대입 멘토링' 신청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을지대 성남캠퍼스(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에 위치한 응급구조학과를 찾아 이 학과 1기 졸업생인 김수진(37·서울 서초소방서 구급대원)씨, 4학년 서강윤(26)씨, 2학년 정영주(21)씨 등 세 명의 멘토와 만났다.

◇생물 등 고교 과목, 전공 학습에 도움 돼

멘토들과 마주한 후 전양이 처음 꺼낸 화두는 '체력'이었다. "응급구조사는 체력이 중요한 직업인데 지구력이 강한 대신 (50m 달리기 같은) 단거리 종목엔 취약한 편이어서 걱정"이란 고민이었다. 전양의 생각처럼 응급구조사가 되는 데 체력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멘토 세 사람 모두 전양에게 '꾸준한 체력 관리'를 권했다. "현장에서 일해보면 무거운 장비를 양손에 들고 뛰거나 뭔가를 들어 올리며 순간적으로 폭발적 힘을 써야 할 때가 있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해요. 하지만 50m를 전력 질주할 일은 거의 없으니 단순히 단거리 달리기를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혜지양의 꿈인 소방서 구급대원의 경우, 선발 시 악력·유연성·윗몸일으키기·왕복달리기 등 체력 시험을 치른다는 점도 명심하세요."(김수진)

전양의 또 다른 걱정거리는 '영어'다. "대학에선 영어 원서로 수업한다"는 얘길 자주 들었기 때문. 정영주씨는 "영어 원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병행해 공부하므로 부담 가질 정도는 아니다"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영역을 공부하며 독해·듣기 능력을 키우는 정도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진씨는 "의학용어는 100% 영어로 돼 있고, 실제로 현장에서 외국인 환자를 만날 때도 잦아 영어 공부는 충실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을지대에선 이런 점을 감안, '대학영어' 등 영어 강좌를 교양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놓고 있다.)

을지대 응급구조학과는 문·이과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한다. 다만 학과 커리큘럼이 대부분 이과 계열 수업으로 채워져 공부하는 덴 이과 출신 학생이 유리하다. (이과 출신인) 정영주씨는 "고교 때 생물Ⅰ·Ⅱ를 모두 공부했다"며 "한 번 공부한 내용을 심화학습 하는 셈이라 해부학·생리학 등의 공부가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현장 근무 경험이 풍부한 김수진씨는 '인성'을 특히 강조했다. 환자나 보호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기본 품성으로 갖춰야 한다는 것. 문제 상황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소통 능력'도 필요하다. "구급차에 동승하는 두세 명의 대원 중 한 명은 리더 역할을 맡아야 해요. 상황에 따라 경찰 등 다른 기관과 협력해야 하는 경우도 많죠. 이래저래 리더십과 협동심을 두루 갖춰야 하는 직업입니다. 또 현장에선 여자란 이유로 주춤하는 태도가 용납되지 않아요. 남자보다 더 강인한 정신력을 갖춰야 하죠."

◇'우리가 전국 최고'… 재학생 자부심 높아

을지대 응급구조학과 1년생은 해부학·생리학·의학개론·공중보건학 등 기초 의학 과목을 배운다. 심폐소생술 등 실습 수업도 병행된다. 2학년 때부턴 응급환자관리학·재해응급의료 등의 강의를 들으며 현장 실습도 나간다. 3·4학년 땐 전문심장소생술·전문소아소생술 등 한층 전문적이고 특성화된 교육을 받는다. 이때부턴 외상학 시뮬레이션 실습, 구급차 동승 실습 등 실습 중심 수업이 전체 수업의 절반을 차지한다. "외상학 시뮬레이션 실습은 교수님이 특정 (위급)상황을 과제로 주고 학생이 이를 해결하는 수업이에요. 수업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와 흡사한 상황에서 적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서강윤)

응급구조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학습량이 만만찮다. "고교 공부가 쉽게 느껴질 정도"란 게 세 멘토의 공통된 소감일 정도. 8주마다 평균 8개 과목 시험을 치르는데 과목당 범위가 교재 200쪽 이상인 경우가 많다. 정영주씨는 "고교 공부보다 훨씬 어렵지만 제가 원하는 걸 배워 그런지 훨씬 즐겁다" 며 "꿈이 뚜렷한 혜지양이라면 아마 거뜬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을지대 응급구조학과 재학생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줄곧 국내 최고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 1기 졸업생인 김수진씨는 "내가 재학 중일 때도 학술제를 열면 다른 대학 학생들이 와서 동영상을 촬영해갈 정도였다"며 "예나 지금이나 실습실 등 교육 장비가 이만큼 잘 갖춰진 곳은 드물다"고 귀띔했다. 연간 응급구조사 국가고시 합격률도 100%에 이른다. 정영주씨는 "현직에서 활약하는 선배가 많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우리 학과의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전공 관련 자격증 취득 강좌가 많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혜택이다. 서강윤씨는 "내 경우 학교 수업만 충실히 따랐는데도 응급구조사 1급을 포함해 (미국심장협회 발급) BLS-Provider 등 7개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전 고교 시절 여러 대학에 합격했지만 더 유명한 대학을 포기하고 이곳을 택했어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거든요. 입학 후 후회한 적도 전혀 없어요. 혜지양이 남은 2년간 입시 준비를 충실히 해 우리 학과에 입학한다면 만족스러운 대학 생활을 하며 꿈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성남=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