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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스토리텔링 기법 배워 특목고 입시에서 톡톡히 효과봤어요.”이진아(서울 염경중 3·사진 왼쪽)양과 유희준(서울 진선여중 3)양은 NIE 학습법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해 특목고 입학에 성공했다. /박정민 기자 |
[특목고 합격한 진선여중 유희준, 염경중 이진아 학생]
대부분 내신성적 비슷한 편… 자소서가 합격을 좌우했어요
신문속 인물의 이야기 읽으며 나만의 스토리텔링 터득했죠, 어휘력은 보너스로 늘었네요
지난주 전국 주요 외국어고와 국제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가 신입생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 중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입학전형에서 영어 내신성적과 자기소개서,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렸다. 입시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지원자의 영어 내신성적이 비슷한 만큼 면접의 기본 자료가 되는 자기소개서가 합격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학 입학사정관제 전형뿐만 아니라 고교 입시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는 자기소개서,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신문활용교육(NIE) 학습법'으로 특별한 자기소개서를 준비해 입시에 성공한 두 학생을 만나 비결을 들었다.
서울국제고 합격한 유희준양
유희준(서울 진선여중 3)양의 꿈은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처럼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대변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유양은 진로에 맞춰 외국어는 물론 국제적 안목과 지식 향상에 교육과정을 특화한 국제고를 목표로 정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재미 삼아 자기소개서를 써보았어요. 막상 장래희망, 성격, 경험 등 나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짧은 분량으로 풀어내려니 막막하더라고요." 학교에서 신문제작 동아리 부장을 맡았던 유양은 신문 기사에서 힌트를 얻었다. 제한된 지면에 실리는 기사는 가장 '간결한 글'인 만큼 신문 기사를 본보기 삼아 자기소개서를 준비했다. 단락마다 요지가 무엇인지, 짧은 글에서는 내용을 어떻게 압축해 표현하는지 찾아냈다. 이런 훈련을 하다 보니 점차 군더더기 표현도 줄어들었고, 내용이 명확한 자기소개서가 탄생했다. 평소 문학작품만 읽던 독서 습관도 고쳤다.
유양은 "특히 신문 속 성공한 인물의 스토리는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기사 속의 인물이 어떠한 노력을 했고, 실패나 애환을 이겨내는 과정을 어떻게 부각시켜 기술했는지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화려한 스펙을 맥락 없이 나열하진 않았어요. 저의 외국어 실력과 독서 활동, 학습 계획 등은 결국 제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이고 여정임을 강조했습니다." 유양은 "신문에서 입체적으로 나만의 스토리를 쓰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서울 명덕외국어고 합격한 이진아양
이진아(서울 염경중 3)양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면서 꿈이 무엇인지 찾게 되었고, 그 꿈을 중심으로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계획하자 외고 진학 동기가 더욱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이양은 초등학교 때는 교사, 중학교 때는 외교관 등 장래 희망이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러다 올해 여름방학 때 신문을 보며 '아나운서'라는 명확한 진로를 세웠다. 신문 속에 등장하는 직업을 살펴보다 자신의 관심과 재능이 언론 분야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어떻게 보면 흔하고 막연한 꿈일 수 있잖아요. 그래서 특색 없이 제 장점을 열거하기보다는 심사하시는 분들을 '독자'라고 생각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글을 쓰는 데 집중했어요."
여름방학에 자기소개서 초안을 썼던 이양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수정했다. 신문 기사 속 인물에 자신을 대입해보며 장점과 특성을 정리해나갔다. 자기소개서 인성 부분에서 기술하도록 되어 있는 배려, 협동, 나눔, 갈등 관리와 같은 주제 또한 신문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었다. 이양은 기사를 읽으며 이런 가치들을 세련되고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양은 "신문에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서 살아있는 스토리를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신문을 읽다가 특허의 개념과 야당·여당이라는 단어도 알게 되었는데, 어휘력이나 배경지식이 많아지는 만큼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신문 읽기를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