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체험학습

마음껏 놀고 배우며 꿈을 찾는다… 토요일은 즐거워!

choib 2012. 12. 11. 08:40

마음껏 놀고 배우며 꿈을 찾는다… 토요일은 즐거워!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동아일보]

경기 고잔고 2학년 이성민 군(17)은 매주 ‘놀토’(노는 토요일)를 기다렸다. 토요일이면 ‘국경 없는 RPG’란 체험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경 없는 RPG’는 경기 안산시의 다문화마을 특구인 ‘국경 없는 마을’에서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다문화를 몸으로 느끼는 활동. 여기서 RPG란 ‘역할수행게임’을 말한다.

그에게 주어지는 미션은 흥미진진하다. 영어 등 언어를 일절 쓰지 않고 외국인에게 “지금 몇 시예요?”라고 보디랭귀지를 통해 물어야 하고, ‘비밀’이라는 단어를 인도네시아어로는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알아오는 등의 미션이다. 게임을 수행하면서 이 군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직접 살을 맞대고 소통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군은 “외국인에 대한 편견도 없어졌을 뿐 아니라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다문화의 현실도 체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 군은 ‘놀토’면 늦잠을 자거나 컴퓨터게임으로 하루를 보내던 과거의 자신과 완전히 결별했다.

이 군이 참여한 ‘국경 없는 RPG’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152개 프로그램 중 하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인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된 올해부터 매주 토요일 초중고교 현장에서 전면 시행됐다. 휴일인 토요일에 학생들로 하여금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잠자는 감성을 깨우고 학업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전국 16개 시도의 문화예술 전문기관 및 단체가 후원을 받아 신청 학생들에게 건축, 공예, 국악, 문학, 디자인, 마임, 만화, 무용, 미술, 사진, 역사, 연극, 영화, 음악 등 18개 장르의 문화예술교육을 전액 무료로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 494명을 대상으로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73.1%, 학부모 93.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올해에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는 무려 9886명에 달한다.

○ 꿈을 실현하다

학생들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참여를 통해 꿈을 찾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게 되면서 고교 진학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기도 했다.

서울 고명중 3학년 윤용현 군(15)은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서울 성북구 돈암동)가 운영하는 ‘연극 영화를 만나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영화감독’이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고, 결국 서울 세명컴퓨터고 디지털방송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를 연출한 전만배 감독을 직접 만나 ‘감독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지’ ‘배우들과 의견 충돌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는지’ ‘제작비를 어떻게 쓰는 것이 효율적인지’ 등 현직 감독이 아니면 결코 들려줄 수 없는 현실적인 경험과 고민에 대해 듣게 된 윤 군은 ‘영화감독, 도전해볼 만하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

○ 온 가족 소통의 매개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프로그램 중 31개는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경기 한국효문화센터가 운영한 ‘두드려樂 가족음악단’이 대표적. 온 가족이 장구, 사물놀이, 난타를 함께 배우며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부 류소영 씨(39·여)는 가족음악단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경우. 6세와 초등 4학년 자녀, 그리고 남편과 함께 매주 토요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속 시원하도록 각종 타악기를 두드린 류 씨는 “같은 목표를 두고 가족이 뭔가를 함께하다 보니 대화를 자연스레 많이 하게 되었다”면서 “아이들이 발표하는 것만 보아오다가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무엇인가를 배우고 함께 발표를 하게 되어 새롭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참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9.2%가 ‘가족 간 유대감이 증대됐다’고 답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내년에 더욱 확대 운영될 예정.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과 강성태 사무관은 “현재는 152개인 프로그램을 내년 3월부터는 400개 이상으로 확대해 올해보다 더 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