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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듣는 연습 중요…'롤모델 따라하기'도 좋은 전략이죠

choib 2012. 11. 26. 10:11

잘 듣는 연습 중요…'롤모델 따라하기'도 좋은 전략이죠"

 

 

말하기 대회 수상자 2인이 귀띔하는 '말 잘하는 비법'

'연설의 제왕'이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51·민주당) 대통령 얘기다. 미트 롬니(65) 공화당 후보와 세 차례에 걸쳐 벌인 TV 토론에서 우위를 점했던 게 결정적 승리 비결이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12월 19일)를 코앞에 둔 문재인(59)·박근혜(60)·안철수(50) 세 후보 역시 앞서거니 뒤서거니 TV 토론에 참석 중이다. '말하기 실력이 곧 권력'인 세상에서 학부모의 바람은 자녀가 일정 수준 이상의 스피치 능력을 갖추는 것일 터. 이에 맛있는공부는 우리말로, 또 영어로 전국 규모 말하기 대회를 평정한 '스피치 고수' 2인을 찾아 그들이 꼽는 '말 잘하는 비법'에 귀 기울였다.


[우리말 토론 잘하려면 상대편 의견 더 열심히 공부해야]


김다훈(서울대 인문계열 1년)씨는 고 2 때 참가한 전국 고등학생 바이오안전성·바이오산업 토론대회에서 지식경제부장관상(대상)을 받았다. 주제는 ‘유전자 재조합 작물의 국내 재배를 허용할 것인가’. 찬성·반대 중 어느 쪽 입장을 대변해야 할지는 대회 당일 현장에서 추첨으로 결정됐다.

“생명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윤리·철학적 문제를 논해야 해 문·이과 영역을 아우르는 공부가 필요했어요. 고교생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논문까지 뒤졌죠. 다행히 일간지 1종을 골라 매일 정독해 온 덕분에 논문 이해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진 않았어요.” 김씨는 대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8개)를 설정, 상황별 대본도 짰다. 그 덕에 그는 대회 당일 어지간한 돌발 상황엔 눈도 깜짝 않을 정도의 침착성을 유지했고 결국 대상을 거머쥐었다.

고교 시절 토론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그는 당시 “상대 의견은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한다”는 얘길 곧잘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100분 토론’(MBC)을 시청하던 김씨 눈에 문득 패널들의 태도가 들어왔다.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보다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지적하는 토론자가 훨씬 여유 있어 보이더라고요. 판세도 점차 그쪽으로 흘러갔고요.”
그날 이후 김씨는 토론에 임할 때 자신의 의견뿐 아니라 반대 측이 내놓을 주장과 근거까지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비판이든 동의든 상대의 주장을 간단히 언급한 다음,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말하게 된 것. 그는 “두괄식 토론 구성은 뒤로 갈수록 청중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고심 끝에 새로운 근거를 말할 때마다 ‘첫째’ ‘둘째’ 하는 식으로 숫자를 붙였더니 문제가 해결되더라”고 귀띔했다.

[영어 말하기 잘하려면 토플 교재로 발음·억양 교정 꾸준히]


“해외파 친구들과 비교되진 않을까 늘 걱정했어요. 그저 꾸준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죠.” 해외 체류 경험이 전무한 하태경(서울대 경영학과 1년)씨는 고 1 때 세계예능교류협회 주최 대한민국 학생영어말하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자’는 주제 아래 직접 쓴 글을 바탕으로 연설하는 행사였다.

하씨는 “영어 말하기는 알리려는 내용 못지않게 전달 방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열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은 ‘발음과 억양 실력’이기 때문. 그는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평소 독해 문제를 풀 때마다 지문을 소리 내어 읽었다. 듣기 공부를 할 땐 문장을 하나씩 따라 읽는 일명 ‘섀도잉(shadowing)’ 기법을 활용했다. 특히 이 단계에선 하나의 주제를 놓고 강연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토플(TOEFL) 리스닝 교재가 큰 도움이 됐다.

영어 강연 동영상도 수시로 찾아봤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힐러리 클린턴(65) 미국 국무부장관의 연설. “여성이면서도 리더십을 갖추고 국정을 이끈다는 점이 멋졌어요. 영어 말하기를 잘하고 싶다면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을 정한 후 그 사람의 연설을 흉내 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