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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대학의 합격을 노리는 수험생은 수능시험이 끝나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수능 직후 수시모집 논술고사 전형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수능을 앞둔 지금도 논술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 논술·적성·면접고사 전문교육업체인 클렛에듀(www.passya.co.kr)와 함께 논술 실전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을 3회에 걸쳐 안내한다.
9~10월에 치른 수시 1차 논술고사를 분석하는 것은 수능 직후 치를 수시 2차 논술고사를 예견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된다. 수시 1차논술고사의 특징을 살펴보면 문제 유형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바꿔 말하면 지난해 기출문제나 올해 논술 모의고사가 보여준 출제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제시문 내용도 교과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 다만 교과서 중심으로 출제됐지만 문제 수준은 쉽지 않았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 교과과정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심층적인 접근 과정을 요구해 다소 까다로웠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계열의 경우, 대학별로 100~120분에 2~3개 문항을 풀도록 했다. 공통적인 문제 유형으로는 ▶ 제시문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히는 비교·요약형 문제 ▶ 한 제시문의 관점에서 다른 제시문의 관점을 비판하고 견해를 밝히는 비판·분석형 문제 등이 출제됐다. 예년과 다른 점을 꼽는다면 수리적 분석을 요구하는 수리연계형 논술 문제의 경우, 난도가 다소 완화됐다. 제시문과 관련된 간단한 도표나 통계 자료를 제시문과 관련지어 분석하는 자료분석형 논술 문제들이 주를이뤘다. 자연계열에선 시험시간 100분 안에 3~4개 문항을 풀도록 요구하는 문제 유형을 공통적으로 출제했다.
이를 대학별로 보면 연세대는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을 분리해 두 영역을 모두 평가했다. 반면, 이화여대는 수리논술을, 건국대와 동국대는 과학논술을 중심으로 각각 출제했다. 이는 예년의 수리·과학 통합형 논술이 수험생에게 부담을 안겼다는 여론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3학년도 대학입시 출제 경향 분석
● 연세대
- 사회계열
▶ 120분에 두 문제를 2000자(각 1000자씩)내에 쓰는 문제를 냈다. 제시문 '가-2'는 현실성과 비현실적인 낙관성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제시문 '나'는 돈키호테가 풍차를 공격하는 내용이고 제시문 '다'엔 EBS 언어교재에 나오는 '노처녀가'가 나왔다. 제시문 '가-2'에 나오는 두개념의 정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와 '다'의 차이점을 설명하면 되는 문제로, 어렵지 않았다.
▶ 문제 2번은 제시문 '라'의 도표를 분석해 '가-1'의 입장을 평가하도록 했다. 제시문 '라'의 도표를 현실성과 낙관성의 다양한 관계를 바탕으로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바탕으로 '가-1'을 긍정 혹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되는 문제였다.
- 자연계열
▶ 첫째 문제는 제시문 '가'를 토대로 집합 S의 원소 개수를 구하는 방법을 논하라는 내용이다. 정의역의 2n+1개의 원소각각에 대해 서로 다른 함수 값을 지정하는 방법의 수를 구하면 되는 문제다.
▶ 확률분포 문제도 나왔다. 과학논술에선 두 물체의 충돌과 양성자 충돌의 소재를 이용한 문제를 제시했다.
▶ 세포 안에서 이산화탄소의 선택적 포집을 묻는 문제도 제시했다.
● 이화여대
- 인문계열
▶ 100분에 세 문제를 분량 제한 없이 풀도록 했다. 독해해야 하는 영어 제시문을 출제했다. 1번 문제는 '가'와 '나'를 요약한 뒤 다문화주의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비교하는 문제였다. 제시문 '가'는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해 세계주의적 민족 개념이 필요함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제시문 '나'는 영어 제시문으로 미국이 인종의 용광로라는 것이 현실에선 적용되지 않음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 문제 2번은 제시문 '다'와 '라'에 나타난 관용 개념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쓰는 것이다. 제시문 '다'는 관용의 정의와, 관용을 해치려는 사람은 관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여줬고, 제시문 '라'는 자유주의 사회에선 시각이 다른 사람도 관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줬다. 제시문 '다'와 '라'의 내용이 어려워 비교·분석이 쉽지 않았다.
▶ 문제 3번은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소개된 코끼리에 관한 문제였다. 코끼리를 보는 박지원과 어떤 사람의 의견 차이를 바탕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비교하는 문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기준에 맞게 코끼리를 판단했다는 점에서 제시문 '마'와 유사한 입장이다. 제시문 '마'는 유럽인들이 자신의 잣대에 맞게 인도와 아랍을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지원은 이런 입장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있는 그대로 볼 것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제시문 '바'의 마르틴 부버와 입장이 동일하다. 제시문 '바'의 내용이 쉽지 않아 변별력으로 작용했다.
- 자연계열
지난해와 달리 시험시간이 100분으로, 문항 수도 4개에서 3개로 줄었다. 지난해까지 수리 3개, 과학 1개였지만 올해엔 과학이 없었다. 출제 단원은 고교 교육과정 안에서 로또·전기요금 등 일상 소재를 활용한 무작위 추출, 독립시행, 다항식, 인수분해, 확률분포 함수 등을 문제를 냈다. 함수식을 구하는 문제와 주어진 자료를 보고 전력 사용량과 가구별 요금을 추론해야 하는 문항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 건국대
- 인문계열
▶ 120분 동안 2개 문제를 푸는 문제가 나왔다. 분량은 1600자(600자+1000자)였다. 제시문은 모두 교과서에서 나왔다. 그러나 주제를 잡지 못하면 좋은 답안을 쓰기 어려웠다. 1번 문제는 정체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고교 '독서'와 '국어' 교과서에 실린 과학기술과 정체성에 관한 글을 읽고 분석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제시문 '가'와 '나'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였다.
▶ 문제 2번은 제시문 '가'와 '나'를 비교한 뒤 제시문 '라(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에 등장하는 나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문제였다. 제시문 '라'는 문학교과서에 나온다. 제시문 모두가 교과서에 나와 쉽다고 여겨지겠지만 전체 주제와 제시문 간의 관계를 모두 파악해야 쓸 수 있는 어려운 문제였다.
- 자연계열
3개 문항의 지문을 모두 물리·화학·생물 교과서에서 발췌했다. 물리는 충돌과 관련된, 화학은 보일-샤를 법칙과 관련된, 생물은 시냅스 신경전달과 관련된 문제를 각각 출제했다. 비교적 평이했다.
● 동국대
- 자연계열
요약형 문제 중심에서 벗어나 분석력·표현력·판단력 등 종합적 사고력 평가에 중점을 뒀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한 장면에서 공중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구하는 상황을 제시한 뒤 물리법칙을 도출하는 등 평이한 소재의 문제를 출제했다.
● ·홍익대
- 자연계열
극한·연산과 관련해 자동차의 최소 주행거리 등을 묻는 문제를 냈다. 전반적으로 쉬웠지만 지난해보다 시험시간은 줄어들고 문항 수는 1개 늘어나 시간 안배가 중요했다.
<※도움말= 인문논술 노환기·이영진 강사
/수리논술 김순섭 강사, 과학논술 이윤수 강사
/정리=박정식 기자 tangopark@jong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