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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입시, MY STUDY에 길 있다 ⑧ 대원외고

choib 2012. 10. 29. 09:33

특목고 입시, MY STUDY에 길 있다 ⑧ 대원외고


 


자기개발계획서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써야 고득점

대원외고 학생들과 중학생들. 왼쪽부터 이소연양·한병하군·여승우군·안예주양·최효이양.

대원외고 2013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가 11월 19~21일 진행된다. 서울 지역 6개 외국어고교 모두 학급당 정원이 지난해 31명에서 29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보다 치열한 경쟁에 예상되는 대원외고 입시를 앞두고 여승우(서울 용곡중 2)군과 안예주(서울 용강중 2) 이소연(서울 신천중 2)양이 최근 대원외고박성환 입학담당교사를 만나 입학전형에 대해 물었다.

#지원자 A: 영어 내신(160점)과 출결 성적 등 1단계 전형 점수 155.2점. 자기개발계획서의 자기주도학습 영역에 정해진 양의 단어를 외우고 같은 문제집을 반복해 풀어서 성적이 향상됐다고 작성. 유치원, 경로당 등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세상에는 쉬운 직업이 하나도 없다고 느꼈고,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다고 기술.

#지원자 B: 1단계 전형 점수 154점. 자기주도학습 영역에 중학교 2년 동안 학교 방과후수업으로 아침영어뉴스 청취반, 자기주도학습 코칭반 등을 수강했다. 이른 아침부터 공부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점차 뉴스 앵커와 같은 정확한 발음이 가능해지고 자막 없이 미국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됐다고 기술. 역시 유치원, 경로당 봉사활동을 함. 이를 통해 핵가족화와 가족간 유대감이 약화되는 현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꼈고,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됐다고 씀.

결과: 1단계 전형 점수가 155.2점과 154점으로 1.2점 차이가 났으나 2단계 면접 전형에서 지원자 A는 37.7점을, 지원자 B는 39.1점을 받아 1.4점의 차이가 발생. 결국 지원자 B가 합격.

같은 활동이라도 느낀 점에 따라 평가 달라

여군은 지원자 A와 B의 차이점을 궁금해 했다. 박성환 대원외고 입학담당교사는 “지원자 A는 자기주도학습영역을 개성 없고 피상적으로 기술했다. 반면에 B는 학습 계획과 실천, 실천 결과 모두 구체적이고 사실적이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A와 B가 한 봉사활동의 기관과 종류는 비슷했다. 하지만 B가 보다 깊이 있는 체험을 적었다”면서 “활동 자체의 외적인 화려함보다는 동일한 활동이라도 학생마다 다른 성찰과 깨달음을 평가하는 것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박 교사는 “1단계 성적이 2단계 결과로 뒤집힐 수도 있다”면서 “2013학년도 입시에서도 이 점을 기억하고 자기개발계획서와 면접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3학년도 입시부터는 학업능력 중심으로 기술했던 학습계획서가 인성요소 항목을 추가한 자기개발계획서로 변경돼 인성 영역이 더욱 중요해졌다. 인성 영역은 배려, 나눔, 협력, 타인존중, 갈등관리, 관계지향성, 규칙준수 중 본인의 인성을 대표할 수 있는 2개 요소를 선택해 경험과 느낀 점을 800자 이내로 작성한다. 박교사는 “다툰 두 친구가 갈등을 해결하도록 돕고, 화해를 주선한 일화도 기술할 수 있다”며 “사소해 보여도 중학생 신분으로 실천한 인성 사례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과 동떨어진 '끼워 맞춘' 답변 피해야

자기개발계획서의 또 다른 영역은 자기주도학습 영역이다. 자기주도학습 과정, 진로계획·지원동기, 독서활동을 15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박 교사는 과정보다는 결과 향상 위주의 기술을 경계했다. “눈에 띄는 결과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때 “학습 일지 작성 과정, 오답노트 작성법 등 구체적인 수단이 나오면 명확한 입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양은 진로 계획과 독서활동에 대해 물었다. 박 교사는 “중학생이 진로와 관련된 구체적인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서를 꼭 외고나 지원한 과에 맞춰 작성할 부담을 느끼지 말라. 책의 종류가 아니라 그 책을 통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사는 자기주도학습영역에 어학시험 성적을 기술하면 감점된다고 당부했다. “아무리 지원한 과의 언어를 유창하게 잘해도 계량화된 내용을 적으면 안 된다”는 것이 박교사의 설명이다. 이양은 또 주의할 점에 대해 물었다.

박 교사는 “인성영역에 과학실험 수행 경험을 기술해도 되느냐는 전화 문의가 왔었다”고 운을 뗀 뒤 “쓸 수 있다,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질문과는 동떨어진 답변을 기술하면 안된다. 끼워 맞추면 티가 난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야한다”고 조언했다.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