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마음에 밤을 새우는 등 무리하게 공부하는 것은 금물이다. 리듬이 깨져 정작 수능 당일 시험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수능 최종 마무리 전략과 컨디션 조절법을 알아본다.

올해 수능도 EBS 교재와 연계된 문항이 70% 이상 출제된다. EBS 연계율이 높았던 두 차례의 모의평가에서 나온 주제나 유형을 중심으로 EBS 수능 교재를 다시 한 번 훑어보는 게 D-10 핵심 학습법이다. 특히 언어와 외국어의 경우 EBS에서 나온 지문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연계 교재 지문은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또 새로운 도표, 그래프, 제시문 등이 포함된 신유형 문제들도 가볍게 체크해 보자. 신유형 문제는 대부분 배점이 높은 만큼 등급까지 좌우하는 핵심변수가 될 수도 있다.
입시업체 유웨이중앙교육은 언어의 경우 EBS 교재 ‘보기’ 자료를 활용한 문제가, 수리에서는 ‘로그를 이용한 실생활 문항’이, 외국어에서는 EBS ‘지문’을 활용한 유형 변경 문제가 반드시 출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언어 어휘·어법 문제의 경우 EBS 교재에서 나온 관련 정보를 재구성해 출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6월 모의평가 때 어법 단독 문제인 11번은 ‘필수적 부사어’에 해당하는 예로 적절한 것을 찾는 문제였다. EBS 수능 교재에 실린 문법지식은 반드시 외워야 하는 이유다.
수리영역의 로그 활용 실생활형 문제는 대개 문장 형태로 출제된다. 9월 모의평가 가/나형 공통문항인 7번 문제가 그렇다. 일단 문제 길이가 길고 물리나 화학 등 과학에서 쓰이는 공식들이 문제에 쓰이므로 어려운 내용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꼼꼼하게 살펴보면 문제 해결과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문제에서 처음 정의하는 문자나 수열을 표시해 필요한 정보를 체크하는 등 끊어서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외국어 영역의 특징은 EBS 출제 문항을 살짝 변형하는 데 있다. EBS에서 빈칸 추론 문제로 냈던 제시문을 글의 주제 추론 문제로 유형을 바꾸거나 동일한 도표를 사용하되 이를 설명하는 지문은 변형해 출제하는 식이다. 이만기 이사는 “가능한 범위에서 출제경향을 예측, 효율적으로 대비해 나가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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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최선의 학습법은 EBS 교재 위주로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 정리를 하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수능 예비소집 때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확인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무엇보다 수능 고득점을 위한 최선의 전략은 남은 기간 실전과 동일한 스케줄로 생활하며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수능시험 순서에 맞춰 영역별로 학습하고, 쉬는 시간까지도 당일 시간표에 맞춰 생활하는 게 좋다.
또 실전처럼 시간 내에 문제를 풀고 답안지 표시까지 마무리하는 연습을 되도록 많이 해야 한다. 제때 풀지 못한 문제는 다른 문제를 다 푼 뒤 시간이 남으면 다시 풀어보는 게 좋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핵심 개념과 EBS 교재 지문, 익숙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또 주말 하루 정도는 단기간 학습효과를 볼 수 있는 과목을 하나 골라 집중 공략하는 게 좋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드시 체크할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깊게 파고들어서는 안 된다. 깊게 공부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오히려 평소 실력마저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리해둔 오답노트와 핵심문제를 가볍게 정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욕심은 금물이다. 새로운 문제를 몇 문제라도 풀어보고 싶다면 차라리 사전에 답을 표시해 두고 가볍게 확인만 하는 수준에서 끝내자. 또 매년 이맘때쯤이면 “열흘 안에 20점 올려주겠다”는 족집게식 광고가 기승을 부리는데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 불안한 수험생 심리를 이용한 얄팍한 상술일 뿐이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수능 열흘 전부터는 평소 공부했던 책들을 가볍게 훑어보며 최종 마무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은 그 어떤 학습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특효약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건강관리다. 간혹 이 시기 몸에 좋다고 해서 평소 안 먹었던 영양식품을 먹는 수험생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몸에 탈이 날 수도 있다. 평소 먹는 음식이 최고의 보약임을 명심하자. 또 부모 등 가족에게 “저 때문에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건네보자. 자식된 도리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절로 생기는데, 그렇지 않을 때보다 수능에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