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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이 12일 본사 다산홀에서 개최한 ‘우리은행 잡콘서트’에서 우리은행의 김우현(오른쪽)·박지혜 계장이 강연에 앞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우리銀 신입사원'후배들에게'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자소서 쓰기·논술 대비 신문읽기 '강추'‘2012년 가을 취업을 준비하는 동생 자온이에게~
오늘 하루도 너의 꿈을 위해 후회없이 승리한 하루를 보냈니? 요즘 옆에서 너를 보면 2년 전 나의 모습이 떠올라. 취업을 앞둔 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단다…. 언제나 너 자신을 제한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산다면 세상은 너에게 다가올거야. 2012.9.12 사랑하는 너의 오빠가.’
우리은행 잡콘서트에 온 김우현 계장(28·서울시청지점)은 담담히 ‘취업을 앞둔 여동생(경제학 전공)에게 쓴 편지’를 읽어내려 갔다. 김씨는 “잡콘서트에 오기 전 어떤 말을 해줄까를 생각하면서 오신 분들이 상당수 내 동생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 편지글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편지에서 자기소개서 작성, 인적성·논술 시험 준비와 면접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갔다. 오빠가 친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고려대 전파공학과를 나온 김씨는 자소서를 쓰면서부터 막막했다. 그는 “글자 수 채우기에 급급하다보니 내 이야기를 쓸 수없었다”며 브레인스토밍 자소서 쓰기를 권했다. 휴대폰 메모장에 자소서의 문항을 적은 뒤 생각날 때마다 그 문항에 어울리는 에피소드와 이야기를 적어 나간 것. 이 방법은 적중했고 빨리 자소서를 쓰고 싶을 지경까지 다다랐다고 말했다.
또한 인·적성은 왕도가 없다며 불 같은 연습은 비상한 머리를 분명히 따라잡는다면서 “사회에서도 성실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논술시험 대비는 신문읽기가 최고라면서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볼 때 종이로 된 신문을 읽으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세상을 보는 눈까지 생겨 일석이조라고 동생에게 신문읽기를 강추했다.
면접이야기를 할 때 그는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면접관의 질문이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라’였습니다.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더라고요. 근데 저도 모르게 ‘저는…진심입니다’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진심은 통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말했던 것 같아요.”
편지를 다 읽은 뒤 김씨는 “저는 매일 출근길이 정말 행복합니다. 제게 꿈이 있다면 이 행복이 퇴직할 때까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며 말을 마쳤다.
이어 입사동기인 박지혜 씨(27·충정로지점)가 잡콘서트 무대에 섰다. 박씨는 “취업은 지피지기(知彼知己)”라며 운을 뗐다. 그녀는 먼저 ‘나 자신을 알자(知己)’에서 시작했다. 친구와 자신을 아는 사람 30여명에게 나의 장단점, 첫인상, 내게 어울릴 직업 등 10여개의 설문지를 돌린 것. ‘지혜는 잘 웃고 긍정적인 사람’이란 평가에 힘을 얻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자존감이 높아졌다. 특히 어울릴 직업에 금융업이 가장 많아서 은행권을 목표로 잡았다. 대학(한국외대 국제학) 때 회계학을 공부하고 신용평가사에서 인턴을 한 경험이 직종을 선택하는 데 일조했다. 이런 일련의 일을 겪으며 박씨는 소중한 것을 배웠다. 그는 “취업은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입니다. 취업컨설팅업체에선 회사 인재상에 나를 맞추라고 종용하는데, 그 이전에 자신을 찬찬히 보는 시간을 먼저 가질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한 박씨가 다음으로 한 일은 ‘우리은행 리서치(知彼)’였다. 관련 신문기사 6개월치를 모조리 스크랩하면서 읽고 또 읽어서 내 것으로 만들었다. 박씨는 자소서 작성 전에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직무에 대한 조사를 해볼 것을 권했다. “흔히 프라이빗 뱅킹(PB) 지원을 많이 하는데 저는 ‘해외투자기업평가 심사부’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어요. 사실 이런 부서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잖아요. 당락은 항상 이런 세부적인 데서 나는 것 같아요.”
박씨는 잡콘에 참석한 취업준비생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취업준비를 하다보면 탈락의 쓰라린 경험 앞에서 ‘멘붕’상태가 되실 거예요. 하지만, 그런 일 앞에서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삶은 길거든요.”
20대 두 젊은 금융인의 속 깊은 이야기가 끝나자 대학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이종건 인사부 과장의 조언“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일단 많이 적은 후 나중에 간추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자소서 3번 영업점 장단점 분석 문항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상품판매 과정을 관찰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이종건 우리은행 인사부 과장(사진)은 12일 한경잡앤스토리 주최로 열린 우리은행 잡콘서트에서 최종합격의 당락을 좌우할 자소서 작성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총 200여명의 일반직 신입행원을 뽑는다. 서류전형은 특히 경쟁률이 높아 지원자 중 90%가량이 탈락한다.
학점의 커트라인은 없지만 올 상반기 합격자 평균점수는 3.4~3.6점대로 낮지 않았다. 이 과장은 “지원자들의 학점이 대부분 상향 평준화돼 있기 때문에 그 외의 다른 요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소서엔 핵심만 논리적으로”자소서는 처음부터 짧게 쓰기보다는 최대한 많이 적어둔 후 나중에 요약하는 것이 좋다. 이 과장은 “최근의 자소서는 문항이 점점 구체화되고 글자 수도 한정돼 있다”며 “이는 핵심만 논리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인사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지원자들은 이 점을 꼭 유념해 효율적으로 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소서에 오자나 다른 기업의 이름을 기재할 경우, 컴퓨터 상에서 빨갛게 표기된다. 탈락 여부를 결정짓는 한 요인이 된다. 특히 은행은 숫자에 민감하기 때문에 졸업연도 등 사소한 숫자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심사관들이 읽기 쉽도록 여유 있게 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제·시사·상식으로 면접 대비를”면접 전 치러지는 인적성 검사는 당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가 거짓반응으로 나온 경우에는 추후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은 1, 2차로 진행되며 각각 합숙면접과 임원면접으로 구성된다. 1차면접에서는 이력서 상의 모든 자료가 블라인드 처리된다.
1차면접은 인성면접과 집단토론, 세일즈 스킬 등으로 나뉜다. 특히 세일즈 스킬은 직접 영업점에 방문해 관찰하면 도움이 된다. 이 과장은 “문제로 출제되는 상품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상품 관련 지식이 부족해도 전반적인 판매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의욕적으로 임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임원면접은 자소서에 기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나 약점이라고 적은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또 금융, 경제, 시사 상식을 묻기도 하므로 경제신문을 읽는 게 좋다.
이도희 한경잡앤스토리 기자 tuxi0123@jobn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