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당산중 2 손지혜_매일 꾸준히… 공부 습관 잡으니 성적 '쑥쑥'

choib 2012. 2. 2. 20:14
 당산중 2 손지혜_매일 꾸준히… 공부 습관 잡으니 성적 '쑥쑥'
학원 대신 방과후 학교 수업으로 기초 다져하루 학습량 끝내면 취미활동 등 여가 생활
조선일보|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입력 2012.02.02 03:24
|수정 2012.02.02 11:21
 
서울 당산중학교 전교 1등 손지혜(2년)양의 통장엔 600여만원이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꼬박 매달 10여만원씩 어머니가 입금해준 '사교육 절감 비용'이다. 지혜양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대신 꾸준히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통장에 든 돈은 학원 대신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면서 절감된 비용을 모은 것이다.

"4학년쯤 되니까 많은 학부모가 아이를 학교 대신 학원으로 보내더군요. 혹시나 뒤처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학원을 알아봤는데 방과후 학교와 똑같은 교재로 같은 선생님이 수업하는 거예요. 굳이 학원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 [조선일보]전과목에서 두루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은 선행학습이 아니었다. 지혜양은“기초에 충실하고 느려보여도 다양한 책을 통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경민기자 kmin@chosun.com

어머니 임윤희씨는 대신 "방과후 학교에 다니면서 절약한 학원비를 통장에 모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지혜양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후 지혜양은 영어는 초등학교 6년 내내 주 5일 원어민 수업을 듣고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국어와 수학은 학원 대신 매일 학습지를 풀었다. 학원은 근처에도 가본 적 없지만 중학교에 올라온 뒤로 지혜양은 영어 시험에서 100점을 놓친 적이 없다. 학교 시험뿐 아니라 원서 소설을 읽거나 미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는 것도 문제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지혜양이 처음 미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건 6학년 2학기 때였다. 또래 친구들이 대부분 학원에 다니면서 방과후 원어민 수업이 폐강되고 나서다. "학원에 다닐까도 생각했지만 엄마가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셔서 청소년 드라마부터 보기 시작했죠. 대사를 들으면서 따라 하고 영어 동화책과 소설을 읽다보니 말하기, 듣기, 읽기 공부가 저절로 되더라고요. 드라마를 보면서 문화도 익히고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중학생이 된 후엔 중국어와 배드민턴 수업을 받고 수학, 일어, 한자는 학습지로 공부한다. 중국어는 2년간 방과후 학교에서 공부한 것만으로 지난해 치른 신중국한어수평고시(신HSK)에서 3급을 받았다.

지혜양의 공부 원칙은 '매일 꾸준히, 빨리 끝내고, 많이 놀자'다. 매 수업이 끝나면 쉬는 시간을 최대한 이용해 숙제를 끝내고 집에 돌아온 후엔 그날 배운 과목의 해당 문제집을 푼다. 저녁 식사 이후의 대부분의 시간은 자유시간이다. 독서, 미국 드라마 시청, 피아노 연주 등 하고 싶은 활동을 마음껏 즐긴다. 임씨는 "공부하는 습관을 어떻게 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지혜양의 성적은 중하위권이었다. 시험 점수는 60점과 70점 사이를 오갔고 맞춤법은 3학년 때까지도 매번 틀렸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자'는 게 임씨의 교육관이었지만 위기 의식을 느꼈다. 붙잡고 공부를 시키려고 했지만 공부 습관이 들지 않은 지혜양과 엄마 모두에게 곤욕이었다.

"매일매일이 전쟁이었어요. 하루는 시어머니께서 집에 오셨는데 저희가 싸우는 모습을 보곤 돌아가시면서 '얼음은 두드리면 깨진다. 살살 녹여야지' 하시는 거예요. 순간 머리가 '띵'했어요. 이후 방법을 바꿨어요. 온종일 붙잡고 시키는 대신 하루에 두 과목, 20문제씩만 풀자고 했죠. 남는 시간은 무엇을 하던지 자유롭게 해줬어요."

처음엔 몇 시간씩 걸리던 공부 시간이 이 방법을 쓴 후로 20분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해놓은 분량 외엔 더 시키지 않았다. 선행학습도 욕심내지 않았다. 기초 문제 위주로 풀게 하고 시험을 치른 후엔 틀린 문제만 다시 풀어보게 했다. 방학 중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자도 깨우지 않았다. 1년쯤 지나자 변화가 생겼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날 공부량을 우선적으로 하는 습관이 붙었고 전 과목 만점을 받아 왔다. 지혜양은 "친구들이 우리 엄마를 천사라고 하는데 오히려 너무 방관하시는 것 같아 고민도 많았다. 그럴수록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혜양에게 짬이 날 때마다 함께 책을 읽으면서 독서 습관을 길러줬다.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으면 장르를 불문하고 관련 책을 권했고 도서관과 서점을 꾸준히 찾으면서 책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주도록 노력했다. 지혜양은 '찾아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된 후로 매일 점심 시간이면 도서관을 찾는다. 과학 시간에 산성과 염기성에 대해 배우면 과학 교양서의 해당 부분을 찾아 읽고, 세계사 시간에 로마에 대해 배우면 '로마인 이야기'를 찾아 읽었다. 음악 시간에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작곡가의 음반을 찾아 듣고 전기를 읽기도 했다. 이런 식의 '가지치기 공부' 덕분에 지혜양의 배경지식은 부쩍 늘었다. 그 결과는 자연스레 '전 과목 만점'으로 이어졌다.

다큐멘터리 프로듀서가 꿈인 지혜양은 "어렸을 때 읽었던 책 내용이 학교 수업에서 나올 때 즐겁다. 지금은 당장 학교 성적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해도 수능 시험을 볼 때, 또 나중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애매한' 언어영역 소설 지문, 이렇게 공부하라
명문대생의 생생 공부법전창열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 드림컨설턴트 대표
조선일보|
입력 2012.02.02 03:24
|수정 2012.02.02 11:23
소설 관련 문제에서 오답이 자주 나오는 건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감정을 글로 풀어놓은 글이다 보니 허구(fiction)적 요소가 다분해 어떤 게 정답인지 헷갈리는 거죠. 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언어영역은 결코 애매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경우, 사회적 문제가 돼 시정될 확률이 높거든요.) 따라서 언어영역에서 소설 지문을 만났을 땐 확실한 근거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부턴 방법적 문제에 관한 내용이므로 되도록 단호한 문체를 사용할 테니 양해해주세요.

↑ [조선일보]전창열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 드림컨설턴트 대표

원칙1_'시간에 쫓긴다'는 생각은 금물!

소설은 책 중에서도 가장 읽기 쉬운 장르입니다. 대개 쉬운 말로 쓰여 있어 편하게 읽히지요. 수능영역 지문에 나오는 소설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왜 유독 어렵게 느껴지고 문제도 쉬이 풀리지 않을까요? 범인은 '시간'입니다. 급한 맘에 지문을 대충 읽고 문제 쪽으로 시선을 돌리다보니 선뜻 이해되지 않고 문제 풀이도 어려워지는 겁니다. 따라서 소설 지문을 접할 땐 시간에 쫓긴다는 생각을 잠시 잊고 일반 책 읽듯 대해보세요. 맘이 한결 편안해져 놓치는 것 없이 온전히 읽을 수 있게 될 거예요.

원칙2_소설 독해 능력도 연습하면 는다


소설 지문 읽는 능력도 꾸준히 연습하면 향상됩니다. 따라서 모의고사 문제를 풀고 난 후엔 반드시 관련 지문을 꼼꼼하게 읽으며 내용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맞힌 문제에 관련된 지문도 애매한 부분이 있거나 해당 소설 자체가 낮설다면 다시 한 번 분석해보는 게 좋습니다. 지문을 파악할 땐 단락별 주요 내용을 적은 후, 핵심적 단어나 의미심장한 구절에 관한 분석 결과를 지문 옆에 기록해보세요. 이런 방식으로 모든 지문을 꼼꼼히 읽은 다음, 해설지와 맞춰보며 확인하면 됩니다.

원칙3_지문 읽기 전 문제부터 훑을 것

수능의 관건은 '정해진 시간 내에 주어진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빠르고 정확한 독해력을 갖춘 수험생은 별 걱정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매번 시간 부족 때문에 모든 문제를 충분히 풀지 못하는 실수를 되풀이하곤 합니다. 이럴 땐 지문을 읽기 전 문제부터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런 다음,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점검해가면서 문제를 풀어가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원칙4_소설도 기본적인 건 외워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언어영역을 단지 '논리로만 접근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어영역에도 엄연히 기본적으로 외워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소설의 경우, 작가의 시점 등이 대표적 예가 되겠지요. 더욱이 문학 관련 지문을 접할 땐 난생처음 보는 글보다 한두 번 읽어서 대략적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글이 문제 해결에 한층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소설 구성 원리나 출제 빈도 높은 작품의 개괄적 내용 등을 어느 정도 암기해두면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정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원칙5_'진짜 실력'은 채점 후부터 쌓여

앞서 언급한 네 가지 법칙이 '문제 풀 때' 유용하다면 이번 원칙의 효용은 '채점한 후' 드러납니다. 문제는 단지 푸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맞혔으면 왜 맞혔는지,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정답을 맞혔을 경우에도 자신의 해석 과정과 해설지 내용이 같은지, 다르다면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설은 '느끼는' 것인 동시에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이해가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소설 이해력이 향상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