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이야기
서울 국제고 김지영 교사가 말하는 '논술 잘 하는 법' "논술 고득점, 독해력에서 비롯됩니다
choib
2011. 11. 24. 08:02
서울 국제고 김지영 교사가 말하는 '논술 잘 하는 법' "논술 고득점, 독해력에서 비롯됩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가 쉬워지면서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20일 대부분 마무리된 수시 상위권 대학 논술 시험에서는 난도가 높은 문제가 상당수 출제됐다. 논술의 난이도를 결정 짓는 핵심은 문제보다는 지문의 난이도에 기인한다.
"대입 논술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문학과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전체의 20~30% 정도가 문학 지문을 다루죠. 고등학교 3학년 논술 지도를 해보면 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독해'예요. 대입 논술 유형과 글쓰기를 익히는 것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독해'는 얼마나 책을 읽었느냐에 달렸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서울 국제고등학교 김지영 교사는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해 능력이 중요하다. 다양한 글을 읽는 훈련을 통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김 교사는 문학과 논술을 연계한 특별한 수업을 진행했다. 교과서나 참고서 대신 한국 현대 문학의 주요 중단편 소설 아홉 편을 읽게 하고, 논술 시험 주제로 자주 출제되는 현대 사회의 주요 주제와 연관해 직접 논술문을 쓰도록 했다. 안개 가득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다룬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는 주인공이 무진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순수한 청년이 기성세대로 편입되는 과정으로 보고 이에 대한 견해를 글로 쓰게 했다. 또 안개를 다룬 영화 '안개 속의 풍경'(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1988), '미스트'(프랭크 대러본트, 2007)와 연계해 문학에 나타나는 '안개'의 상징성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히도록 했다. 한 학기 동안 진행된 수업 내용은 지난해 실시된 제1회 창비 청소년 도서상 학습부문 우수상을 받아 '문학 시간에 논술하기'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문학은 단순히 감성적인 글이 아닙니다. 명작으로 오랫동안 읽히는 작품들은 공통으로 다양한 사회적, 철학적 고민을 문학적 언어로 응축하고 있죠. 허준의 '잔등'은 인문학을 토대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는 여성성과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죠. 이런 작품을 아이들이 참신한 생각과 치열한 고민을 하며 읽게 하는 데는 교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 교사는 논술을 잘하기 위한 첫 번째는 '독서'라고 했다. "수능 세대 아이들은 짧은 글이나 주제가 쉽게 드러나는 비문학 지문에 익숙해져 글이 조금만 어려워져도 독해를 못한다. 논술이 어려워질 수록 이런 차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초·중학교 때까지는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4살 세 아들을 둔 그는 "초등 저학년까지는 엄마가 책을 읽어주거나 도서관에 함께 다니며 책과 친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화, 교양서, 동화책 등 굳이 종류를 가릴 필요는 없다.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다방면의 책을 두루 읽게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큰아들 독서 지도를 위해 또래 독서 그룹을 만들어 운영하는 그는 "남자 아이들의 경우 과학 분야, 여자 아이들은 문학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적절히 조절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단계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연습이다. 굳이 논술 형태의 글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하는 것부터 독후감 쓰기, 일기 쓰기 등을 통해 글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
"반 페이지도 좋고 한 페이지도 좋습니다. 당장은 유치하더라도 틀에 맞춰 쓰도록 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글에 대한 이유를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짧은 글이라도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그 과정을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죠."
입시 논술에 적합한 훈련을 하는 것은 마지막 단계다. 김 교사는 "각 대학은 객관적 평가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논술고사에서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글쓰기보다는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글을 쓰기 위한 훈련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교사가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을 때 반응이 다릅니다. 내신성적과 논술 실력이 정비례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논술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는 엄청나게 글쓰기 실력이 느는 것이 불가능해요. 상위와 최상위 논술문의 차이 중 하나는 어휘입니다. 독서량의 차이는 어휘 활용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고차원적인 사고와 글쓰기를 위해서는 중학교 때까지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chjoh@chosun.com ]

◇빛은 과연 똑바로 나아갈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태양과 같이 거대한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는 주변에 엄청난 크기의 중력장을 형성하며, 이러한 중력장은 주변의 시공간에도 영향을 미쳐 시공간의 축이 휘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빛은 시공간의 축을 따라 직진한다'고 알고 있으나 태양 근처의 시공간 자체가 휘어져 있고, 이러한 태양 근처를 지나는 빛은 휘어진 시공간의 축을 따라 진행하게 되므로 곡선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편평한 면에서 임의의 두 지점의 최단 거리를 이어주면 직선이 되나 굽어진 곡면에서 마찬가지로 두 지점의 최단 거리를 이어주면 직선의 모습을 한 곡선이 됨을 살펴봄으로써 유추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빛의 속도
빛은 어디에서 보든, 혹은 관측자가 어떤 운동 상태에서 관측하든 상관없이 항상 초당 30만㎞를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빛의 속도는 우주 공간에 떠있는 우주 비행사가, 혹은 우주선 안에서, 또는 태양 둘레를 초속 30㎞로 공전하는 지구에서 관측하더라도 초속 30만㎞로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 초속 30만㎞의 속도로 빛이 나아가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우주선에서 빛을 관측한다고 가정해 보자. 상대속도의 개념에 따르면 빛도 우주선과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므로 빛은 정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놀랍게도 우주선에서 관측한 빛의 속도는 여전히 초속 30만㎞이다. 마이켈슨과 몰리는 실험을 통해 빛의 속도는 지구의 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관측하는 장소가 어떠한 속도로 움직여도 빛은 언제나 일정한 속도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특수 상대성 원리의 토대가 되는 광속도 불변의 원리이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나게 빠른 빛의 속도를 과연 인간은 어떤 원리로 측정할 수 있었을까?
◇갈릴레이의 빛의 속도 측정
갈릴레이는 '빛의 속도는 유한하다'라는 가정 하에 빛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시도를 최초로 실행했다. 갈릴레이는 동료와 함께 각자 등불과 덮개를 가지고 약 1.6㎞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뒤 빛이 두 사람 사이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처음에 두 사람이 모두 덮개를 덮고 있다가 먼저 한 사람이 덮개를 열면 반대편 언덕의 사람이 그 빛을 보는 순간 자신의 덮개를 여는 것이다. 첫 번째 사람이 덮개를 여는 순간부터 상대방의 불빛을 보게 된 순간까지 걸린 시간이 바로 빛이 두 사람 사이를 왕복하는 데 걸린 시간과 같을 것이라는 착상이었다.
서강대는 모의논술에서 이러한 내용을 주제문으로 제시한 뒤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는 갈릴레이의 실험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보라는 논제를 냈다. 이에 대한 답안은 시각이 '빛을 보았다'라는 외부의 자극을 뇌로 보낸 뒤 뇌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다시 신경계를 통해 보냄으로써 반응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렇게 외부 자극으로부터 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빛과 같이 대단히 빠른 속도를 측정하는 데에는 엄청난 오차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갈릴레이의 실험에 이용된 거리는 불과 1.6㎞로 실제 빛의 속도로 이 거리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십만 분의 일초도 되지 않는다. 이 시간은 덮개를 여닫는 시간보다도 훨씬 빠르기 때문에 갈릴레이의 방법은 근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었음을 논리적으로 지적해야 한다.
◇뢰머의 빛의 속도 측정
빛의 속도를 성공적으로 측정한 과학자 중의 한 사람은 덴마크의 천문학자 뢰머이다. 뢰머는 파리의 한 천문대에서 목성의 위성 중 하나가 목성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는 월식이 생기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그 시간이 '목성이 지구와 가까워지는 구간에서는 짧아지고, 지구와 목성이 멀어지는 구간에서는 길어진다'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런 현상이 빛의 속도가 유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이때 뢰머는 실제로 빛의 정확한 속도를 알아내지 못했지만, '빛의 속도는 유한하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뢰머가 생각한 바를 그림을 그려서 표현하고,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고 생각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라'라는 논제는 학생 스스로 당시의 과학자 입장에서 빛의 특성을 밝혀내 보도록 유도한 문항이다. 목성의 위성이 목성 뒤로 숨는 순간 목성이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하면, 지구의 관측자는 위성이 목성의 뒤로 숨는 순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관측자의 눈에 도착한 위성의 차단되지 않은 빛을 보는 것이다. 위성이 목성 뒤에서 다시 나오는 시기에도 비슷한 시간 지연이 생기지만, 지구와 목성이 서로 멀어지고 있으므로 빛이 관측자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위성으로부터 출발할 당시의 지구와 목성 사이의 거리보다 더 먼 거리를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에 위치한 관측자는 위성이 목성 뒤에 숨는 기하학적 시간보다 더 길게 위성이 가려지는 현상을 관측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지구가 목성에 가까이 다가갈 때는 그 시간이 실제 현상보다 더 짧게 관측된다.
◇마이켈슨의 빛의 속도 측정
또 미국의 물리학자 마이켈슨은 팔면경을 제작해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그는 35㎞나 떨어진 고정된 거울에서 반사된 빛을 팔면경이 정확히 반사해 관측자의 눈에 들어오게 했다. 그림에서 거울이 회전할 때 빛은 수평방향으로 산에 있는 고정된 거울까지 갔다가 반사돼 회전하는 거울까지 다시 되돌아 올 것이다. 이 때 회전하는 팔면체 거울의 회전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혹은 느리다면 빛이 렌즈로 들어오지 못하게 속도 조절을 하여 정확히 1/8 회전할 때 빛이 렌즈로 들어오게끔 만들었다. 그러므로 팔면경이 1/8만큼 회전할 때 걸리는 시간은 빛이 산 정상의 반사 거울까지 왕복 운동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같아져 빛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빛의 속도는 유한하며 공기 중에서 등속도 운동을 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왕복거리인 70㎞를 팔면경이 1/8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나누어 빛의 속력은 대략 30만㎞/s라는 사실을 알아내, 마이켈슨은 미국 과학자로는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자연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TIP
자연계 논술은 암기로 얻은 지식보다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며, 결과의 옳고 그름보다는 결과를 얻는 과정에서 보이는 학생의 잠재 능력과 사고의 논리적 흐름 등을 평가하려고 노력한다. 자연계 논술 문제는 제시문을 분석하는 문제, 제시된 그림이나 도표 등을 논제 해결에 활용하는 문제, 제시된 상황을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문제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며, 보통 창의적 사고력, 개념과 원리의 이해 및 분석을 통한 논제 해결 능력, 수식의 결과를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명확히 파악하고 일관성 있는 논리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여러 대학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면서, 제시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법론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
[김희정 과학영역 강사]
"대입 논술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문학과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전체의 20~30% 정도가 문학 지문을 다루죠. 고등학교 3학년 논술 지도를 해보면 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독해'예요. 대입 논술 유형과 글쓰기를 익히는 것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독해'는 얼마나 책을 읽었느냐에 달렸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서울 국제고등학교 김지영 교사는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해 능력이 중요하다. 다양한 글을 읽는 훈련을 통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김 교사는 문학과 논술을 연계한 특별한 수업을 진행했다. 교과서나 참고서 대신 한국 현대 문학의 주요 중단편 소설 아홉 편을 읽게 하고, 논술 시험 주제로 자주 출제되는 현대 사회의 주요 주제와 연관해 직접 논술문을 쓰도록 했다. 안개 가득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다룬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는 주인공이 무진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순수한 청년이 기성세대로 편입되는 과정으로 보고 이에 대한 견해를 글로 쓰게 했다. 또 안개를 다룬 영화 '안개 속의 풍경'(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1988), '미스트'(프랭크 대러본트, 2007)와 연계해 문학에 나타나는 '안개'의 상징성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히도록 했다. 한 학기 동안 진행된 수업 내용은 지난해 실시된 제1회 창비 청소년 도서상 학습부문 우수상을 받아 '문학 시간에 논술하기'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문학은 단순히 감성적인 글이 아닙니다. 명작으로 오랫동안 읽히는 작품들은 공통으로 다양한 사회적, 철학적 고민을 문학적 언어로 응축하고 있죠. 허준의 '잔등'은 인문학을 토대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는 여성성과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죠. 이런 작품을 아이들이 참신한 생각과 치열한 고민을 하며 읽게 하는 데는 교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 교사는 논술을 잘하기 위한 첫 번째는 '독서'라고 했다. "수능 세대 아이들은 짧은 글이나 주제가 쉽게 드러나는 비문학 지문에 익숙해져 글이 조금만 어려워져도 독해를 못한다. 논술이 어려워질 수록 이런 차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초·중학교 때까지는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4살 세 아들을 둔 그는 "초등 저학년까지는 엄마가 책을 읽어주거나 도서관에 함께 다니며 책과 친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화, 교양서, 동화책 등 굳이 종류를 가릴 필요는 없다.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다방면의 책을 두루 읽게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큰아들 독서 지도를 위해 또래 독서 그룹을 만들어 운영하는 그는 "남자 아이들의 경우 과학 분야, 여자 아이들은 문학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적절히 조절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단계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연습이다. 굳이 논술 형태의 글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하는 것부터 독후감 쓰기, 일기 쓰기 등을 통해 글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
"반 페이지도 좋고 한 페이지도 좋습니다. 당장은 유치하더라도 틀에 맞춰 쓰도록 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글에 대한 이유를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짧은 글이라도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그 과정을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죠."
입시 논술에 적합한 훈련을 하는 것은 마지막 단계다. 김 교사는 "각 대학은 객관적 평가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논술고사에서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글쓰기보다는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글을 쓰기 위한 훈련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교사가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을 때 반응이 다릅니다. 내신성적과 논술 실력이 정비례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논술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는 엄청나게 글쓰기 실력이 느는 것이 불가능해요. 상위와 최상위 논술문의 차이 중 하나는 어휘입니다. 독서량의 차이는 어휘 활용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고차원적인 사고와 글쓰기를 위해서는 중학교 때까지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chjoh@chosun.com ]
[C논술 특강] 자연계논술 '이것만은 알고가자' (4)빛_빛의 속도 측정 원리, 창의적인 논리로 풀어내라

◇빛은 과연 똑바로 나아갈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태양과 같이 거대한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는 주변에 엄청난 크기의 중력장을 형성하며, 이러한 중력장은 주변의 시공간에도 영향을 미쳐 시공간의 축이 휘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빛은 시공간의 축을 따라 직진한다'고 알고 있으나 태양 근처의 시공간 자체가 휘어져 있고, 이러한 태양 근처를 지나는 빛은 휘어진 시공간의 축을 따라 진행하게 되므로 곡선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편평한 면에서 임의의 두 지점의 최단 거리를 이어주면 직선이 되나 굽어진 곡면에서 마찬가지로 두 지점의 최단 거리를 이어주면 직선의 모습을 한 곡선이 됨을 살펴봄으로써 유추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빛의 속도
빛은 어디에서 보든, 혹은 관측자가 어떤 운동 상태에서 관측하든 상관없이 항상 초당 30만㎞를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빛의 속도는 우주 공간에 떠있는 우주 비행사가, 혹은 우주선 안에서, 또는 태양 둘레를 초속 30㎞로 공전하는 지구에서 관측하더라도 초속 30만㎞로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 초속 30만㎞의 속도로 빛이 나아가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우주선에서 빛을 관측한다고 가정해 보자. 상대속도의 개념에 따르면 빛도 우주선과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므로 빛은 정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놀랍게도 우주선에서 관측한 빛의 속도는 여전히 초속 30만㎞이다. 마이켈슨과 몰리는 실험을 통해 빛의 속도는 지구의 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관측하는 장소가 어떠한 속도로 움직여도 빛은 언제나 일정한 속도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특수 상대성 원리의 토대가 되는 광속도 불변의 원리이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나게 빠른 빛의 속도를 과연 인간은 어떤 원리로 측정할 수 있었을까?
◇갈릴레이의 빛의 속도 측정
갈릴레이는 '빛의 속도는 유한하다'라는 가정 하에 빛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시도를 최초로 실행했다. 갈릴레이는 동료와 함께 각자 등불과 덮개를 가지고 약 1.6㎞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뒤 빛이 두 사람 사이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처음에 두 사람이 모두 덮개를 덮고 있다가 먼저 한 사람이 덮개를 열면 반대편 언덕의 사람이 그 빛을 보는 순간 자신의 덮개를 여는 것이다. 첫 번째 사람이 덮개를 여는 순간부터 상대방의 불빛을 보게 된 순간까지 걸린 시간이 바로 빛이 두 사람 사이를 왕복하는 데 걸린 시간과 같을 것이라는 착상이었다.
서강대는 모의논술에서 이러한 내용을 주제문으로 제시한 뒤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는 갈릴레이의 실험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보라는 논제를 냈다. 이에 대한 답안은 시각이 '빛을 보았다'라는 외부의 자극을 뇌로 보낸 뒤 뇌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다시 신경계를 통해 보냄으로써 반응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렇게 외부 자극으로부터 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빛과 같이 대단히 빠른 속도를 측정하는 데에는 엄청난 오차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갈릴레이의 실험에 이용된 거리는 불과 1.6㎞로 실제 빛의 속도로 이 거리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십만 분의 일초도 되지 않는다. 이 시간은 덮개를 여닫는 시간보다도 훨씬 빠르기 때문에 갈릴레이의 방법은 근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었음을 논리적으로 지적해야 한다.
◇뢰머의 빛의 속도 측정
빛의 속도를 성공적으로 측정한 과학자 중의 한 사람은 덴마크의 천문학자 뢰머이다. 뢰머는 파리의 한 천문대에서 목성의 위성 중 하나가 목성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는 월식이 생기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그 시간이 '목성이 지구와 가까워지는 구간에서는 짧아지고, 지구와 목성이 멀어지는 구간에서는 길어진다'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런 현상이 빛의 속도가 유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이때 뢰머는 실제로 빛의 정확한 속도를 알아내지 못했지만, '빛의 속도는 유한하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뢰머가 생각한 바를 그림을 그려서 표현하고,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고 생각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라'라는 논제는 학생 스스로 당시의 과학자 입장에서 빛의 특성을 밝혀내 보도록 유도한 문항이다. 목성의 위성이 목성 뒤로 숨는 순간 목성이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하면, 지구의 관측자는 위성이 목성의 뒤로 숨는 순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관측자의 눈에 도착한 위성의 차단되지 않은 빛을 보는 것이다. 위성이 목성 뒤에서 다시 나오는 시기에도 비슷한 시간 지연이 생기지만, 지구와 목성이 서로 멀어지고 있으므로 빛이 관측자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위성으로부터 출발할 당시의 지구와 목성 사이의 거리보다 더 먼 거리를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에 위치한 관측자는 위성이 목성 뒤에 숨는 기하학적 시간보다 더 길게 위성이 가려지는 현상을 관측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지구가 목성에 가까이 다가갈 때는 그 시간이 실제 현상보다 더 짧게 관측된다.
◇마이켈슨의 빛의 속도 측정
또 미국의 물리학자 마이켈슨은 팔면경을 제작해 빛의 속도를 측정했다. 그는 35㎞나 떨어진 고정된 거울에서 반사된 빛을 팔면경이 정확히 반사해 관측자의 눈에 들어오게 했다. 그림에서 거울이 회전할 때 빛은 수평방향으로 산에 있는 고정된 거울까지 갔다가 반사돼 회전하는 거울까지 다시 되돌아 올 것이다. 이 때 회전하는 팔면체 거울의 회전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혹은 느리다면 빛이 렌즈로 들어오지 못하게 속도 조절을 하여 정확히 1/8 회전할 때 빛이 렌즈로 들어오게끔 만들었다. 그러므로 팔면경이 1/8만큼 회전할 때 걸리는 시간은 빛이 산 정상의 반사 거울까지 왕복 운동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같아져 빛의 속도를 계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빛의 속도는 유한하며 공기 중에서 등속도 운동을 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왕복거리인 70㎞를 팔면경이 1/8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나누어 빛의 속력은 대략 30만㎞/s라는 사실을 알아내, 마이켈슨은 미국 과학자로는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자연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TIP
자연계 논술은 암기로 얻은 지식보다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며, 결과의 옳고 그름보다는 결과를 얻는 과정에서 보이는 학생의 잠재 능력과 사고의 논리적 흐름 등을 평가하려고 노력한다. 자연계 논술 문제는 제시문을 분석하는 문제, 제시된 그림이나 도표 등을 논제 해결에 활용하는 문제, 제시된 상황을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문제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며, 보통 창의적 사고력, 개념과 원리의 이해 및 분석을 통한 논제 해결 능력, 수식의 결과를 추론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명확히 파악하고 일관성 있는 논리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여러 대학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면서, 제시문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법론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
[김희정 과학영역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