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교육법 전도사된 교포 정미라씨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대인 교육학' 석사 학위를 딴 정미라(43.여)씨는 6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두 나라의 교육법 차이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12년 전 구약학을 공부하는 남편 한경희(42)씨를 따라 이스라엘로 이주한 정씨는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등 각 분야 최고를 키워내는 유대인 교육법은 뭐가 다른가'라는 의문을 갖고 2003년 유대인 교육학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noanoa@yna.co.kr 2011.3.6 |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한국은 교육으로 비즈니스를 하는데 이스라엘은 단기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미래에 투자하는 교육을 합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대인 교육학' 석사 학위를 딴 정미라(43.여)씨는 6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두 나라의 교육법 차이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12년 전 구약학을 공부하는 남편 한경희(42)씨를 따라 이스라엘로 이주한 정씨는 `아인슈타인, 로스 차일드,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 등 각 분야 최고를 키워내는 유대인 교육법은 뭐가 다른가'라는 의문을 갖고 2003년 유대인 교육학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세계 각 나라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학교 윤리교사들에게 유대인 교육법을 가르칠 목적으로 설치된 이 과정에 입학한 40명의 학생 가운데 정씨는 유일한 비(非)유대인이었다.
정씨는 "유대인은 세계 어느 나라에 있어도 지역사회가 형성되면 회당과 학교를 먼저 짓는다"며 "그 학교는 민족중심 교육을 통해 `피부색이 달라져도 우리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 교육법의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Best one'(최고)이 아닌 `Only One'(개성)을 키우는 교육, 진정한 의미의 자기주도형 학습, 내가 아니라 우리를 생각하는 교육이 그것이다.
정씨는 "한국은 자녀를 일등으로 키우고 싶어하고 판ㆍ검사, 의사 등 특정 직업군에 관심이 쏠린다"며 "유대인은 아이의 재능과 특성을 살려서 금융, IT, 학술, 의료, 외식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제 몫을 하도록 키운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도 자기주도형 학습이 유행하지만, 교육과정을 정해주는 것은 유대인 방식과 다르다"며 "상당수 유대인 초ㆍ중ㆍ고는 기본 교과과정 이외에 학생이 스스로 시간표를 짜고 저학년 때는 좋아하는 과목 중심으로, 고학년 때는 모자란 과목 중심으로 학습한다"고 덧붙였다.
또 "나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 돼야 한다는 생각과 상대방을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끌어안는 법을 꾸준히 가르친다"며 "유대인 사회는 소위 성공한 사람을 중심으로 수익을 기부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쓰는데 익숙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교육 분위기조차 우리와는 매우 다르다. 전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이스라엘은 가정주부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혹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10년 이상 석ㆍ박사 과정을 계속 공부해 40대 후반에 학위를 마치고 교수나 연구원, 회사 경력직으로 채용되는 일이 흔하다는 것.
특히 사교육은 영재를 천재로 만드는 엘리트 교육에 주로 활용되고 둔재를 평균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공교육이 담당한다.
정씨는 이달 말 충북 음성에 `코르자 연구소'를 열어 한국 교육자들을 상대로 유대인 교육법 전수에 나설 예정이다.
후세 교육에 관심 많은 조영률(57)씨 부부로부터 "유대인보다 뛰어난 인재를 양성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땅 4만㎡와 건물을 기증받아 재단법인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정씨는 "결국 유대인의 성공 열쇠는 교육"이라며 "먼저 우리 교사들을 상대로 유대인 교육법을 알려주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유대인 교육법의 장점을 한국화한 초ㆍ중ㆍ고교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