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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인문계 상위권 85% 수능서 제2외국어 선택…왜?

인문계 상위권 85% 수능서 제2외국어 선택…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가채점을 하고 있는수험행.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상위권 대학선 사회탐구로 대체 가능…안전장치 수단
영어 절대평가로 단기 성적 상승 가능한 탐구 비중↑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인문계 최상위권의 85%가 제2외국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도 10명 중 8명은 과학탐구영역에서 심화과목(Ⅱ)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과학탐구Ⅰ과목을 2개 선택했다. 올해 수능에서 영어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되면서 단기간에 성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탐구영역의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28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16학년도 수능시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의 84.9%가 제2외국어에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권 학생은 국·수·영 모두 1등급에 해당하는 3개 영역 등급 합이 3등급 이내인 학생이다. 지난해 실시된 2017학년도 수능 결과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어 가장 최근의 수능 분석 결과이다.

◇최상위권 '기초베트남어' 선택 가장 많아…등급 낮을수록 '아랍어' 선택

국·수·영 등급 합이 4등급 이내인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의 76.3%, 등급 합이 5등급 이내인 학생의 67.9%, 등급 합이 6등급인 학생의 61.2%가 제2외국어를 선택했다. 제2외국어에는 인문계 학생들이 듣는 한문과목도 포함된다.

상위권 학생들일수록 제2외국어를 선택하는 것은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한 의미가 크다. 서울 주요대학들은 정시에서 제2외국어 점수를 사회탐구영역 점수로 인정한다.

정시모집에서 제2외국어영역으로 사회탐구영역 대체가 가능한 대학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등이다. 서울대는 아예 제2외국어를 필수로 지정해놓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제2외국어를 선택하는 이유는 사회탐구 2과목을 선택해서 그 중 한 과목을 잘 못 봤을 경우 제2외국어 과목으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사회탐구 1과목의 점수가 잘 안 나왔을 때를 대비해 안정적 수단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국·수·영 등급합 3 이내)의 36.0%는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기초베트남어를 선택했다. 다음으로 아랍어가 30.3%가 많았고 8.6%는 한문을 선택했다.

등급이 낮을 수록 아랍어를 선택하는 인문계 학생들의 비율이 높다. 국·수·영 등급 합이 4등급 이내 학생은 37.1%가, 5등급은 41.3%가, 6등급은 45.0%가 아랍러를 제2외국어로 선택했다. 아랍어는 모든 정답을 한 번호로 찍어도 4~5등급을 받을 수 있어 수험생들 사이에서 '로또'로 통한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보고 있는 고3 수험생들.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자연계 상위권 83% 과탐 'Ⅰ+Ⅰ' 선택…'화학Ⅰ+생명과학Ⅰ'이 가장 많아

사회탐구영역에서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국·수·영 평균 2등급)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조합은 '생활과 윤리+사회문화'로 나타났다. 28.2%가 이 두 과목을 동시에 선택했다. 한국지리와 사회문화를 동시에 선택한 학생비율이 15.0%로 다음으로 높았다. '생활과 윤리+윤리와 사상'(11.9%)까지 합하면 이 3개 조합을 선택한 학생비율이 55.1%로 절반을 넘었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국·수·영 평균 2등급)은 수능에서 과학탐구Ⅰ 2과목을 선택한 비율이 82.6%로 압도적이었다. 과학탐구Ⅰ과 Ⅱ를 동시에 선택한 학생비율은 16.8%에 그쳤다. 과학탐구Ⅱ만 2과목 선택한 학생은 0.5%에 불과했다. 과학탐구에서 Ⅰ은 기본수준, Ⅱ는 심화수준을 배운다.

과목별로는 화학Ⅰ과 생명과학Ⅰ을 선택한 자연계 상위권 학생이 27.7%로 가장 많았다.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한 학생이 19.7%로 두번째였다. 물리Ⅰ과 화학Ⅰ을 선택한 학생은 11.5%였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의 58.9%가 이 3개 조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셈이다.

과학탐구에서 'Ⅰ+Ⅱ' 조합을 선택한 이유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이 서로 다른 영역에서 'Ⅰ+Ⅱ' 또는 'Ⅱ+Ⅱ' 선택을 필수로 지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는 의대를 포함해 자연계열에서 과학탐구Ⅱ를 선택한 학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영어 절대평가가 올해 수능에 처음 도입되면서 탐구영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국어, 수학, 탐구영역의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수능이 5개월 남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에는 상대적으로 탐구영역이 국어, 수학보다 유리하다.

임 대표는 "영어 절대평가로 단기간에 성적 상승이 가능한 탐구영역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올해 입시에서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며 "탐구과목에서는 2과목 간 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과목 간 점수가 고르게 나오도록 학습전략을 짜고, 등급은 못 올리더라도 백분위 점수를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6월 수능 모의평가는 처음 시행되는 영어 절대평가 체제에서 난이도를 처음 경험할 수 있는 시험"이라며 "영어 학습수준에 따라 영어비중을 줄이고 국어, 수학, 탐구에 대한 비중을 늘리든지 반대로 영어비중을 현재보다 더 강화할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