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학입시

"학생부전형, 수능보다 교육격차 해소"… 수시·정시 방점 논쟁 가열

"학생부전형, 수능보다 교육격차 해소"… 수시·정시 방점 논쟁 가열

서울 사립대 10곳 입학처장단 3년 성과 분석 발표 / 비수도권 고교 출신 입학생들 / 학종 43.9% 수능 29.4% 대비 / 학업성취 높고 중도탈락 낮아 / 취업률도 4.7∼9.6%P 더 높아 / 대입 정책 방점논쟁 가열 전망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학종) 전형이 정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보다 고교 격차 해소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간 학생은 학점과 취업에서 주 전형요소가 수능인 합격생보다 나았다. 수시 학생부 전형이 정시 수능 위주 전형보다 교육 정상화는 물론 교육 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차기 정부에서 대입 정책의 방점을 수시와 정시 중 어디에 찍을지에 관한 논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10개 사립대학 입학처장단은 30일 경희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3년의 성과와 고교 교육의 변화’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5∼2017학년도 대학입시에서 10개 대학(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입학생 3만3243명을 대입 전형에 따른 출신 고교 분포와 대학생활 적응도 등을 파악한 것이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이 대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학종은 일반고와 자립형사립고의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 올해 이들 대학에 수능을 통해 입학한 일반고 출신은 31.6%인 반면 학종은 31.5%였다. 2년 전인 2015학년도에는 수능이 35.3%, 학종 25.6%였다. 수능 전형 입학생은 줄고 학종 전형 신입생은 크게 늘었다. 특목고 출신 합격자도 수능의 경우 34.2%(2015학년)→29.2%(2017학년), 학종은 24.6%→31.8%였다. 자사고 출신이 수능을 통해 이들 대학에 입학한 비율은 2015학년 13.9%에서 2017학년 47.0%로 크게 증가한 반면 학종은 같은 기간 13.9%에서 25.2%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학종은 지역격차 해소에도 가장 도움이 되는 전형이라고 김 처장은 분석했다. 비수도권 소재 고교 출신 입학생은 학종이 43.9%였지만 수능은 29.4%에 머물렀다. 서울 지역 입학생은 논술·수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컸고, 중소도시나 읍·면 지역 고교생은 대체로 학생부 전형으로 ‘인(in)서울’ 대학에 성공했다.

학생부 전형 입학생들은 수능을 거쳐 들어온 학생들보다 학업성취도(학점)나 취업률이 높았다. 2015∼2016학년도 입학생 6만5376명의 2년간 평점을 조사한 결과 학생부교과 전형 입학생은 3.37점, 학생부종합 전형 입학생은 3.33점인 반면 수능 입학생은 3.17점에 그쳤다.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수능이나 학생부교과 전형 등 점수 위주 선발전형으로 뽑힌 학생들보다 대학생활에도 더 잘 적응했다. 전형별 입학생의 중도탈락률은 학종이 3.5%였고, 수능이 8.4%였다.

황희돈 숙명여대 입학사정관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2010∼2012학년도 숙대 입학생 1821명의 취업률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입학사정관(학생부종합 전신) 전형 졸업생(257명)의 취업률은 69.2∼71.3%로, 정시(수능)로 들어온 학생들(736명)의 취업률(59.6∼65.9%)보다 4.7∼9.6%포인트 높았다.

이번 분석 결과는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대입 수시전형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 수시·정시 비중을 둘러싼 교육계 논쟁이 가중된 와중에 나왔다. 정시 비중 확대를 주장하는 쪽은 학종으로 대표되는 수시가 사교육을 유발하고 교육격차를 심화한다고 주장한다. 김 처장은 “출신 고교나 지역별 교육 격차는 물론 고교·대학 교육 내실화, 정상화에 기여하는 학종을 차기 정부에서도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김주영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