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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습부담 20% 줄였다는데… 대입 수능 출제범위가 관건

학습부담 20% 줄였다는데… 대입 수능 출제범위가 관건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습부담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초등학교 1학년∼고교 1학년 공통과목까지는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원칙이다. 불필요한 부분은 빼고, 어려운 부분은 나중에, 쉬운 부분은 일찍, 유사한 내용은 합쳐 학습 내용과 수준을 조정했다. 공통과목 이후에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을 배운다. 교육부는 종전보다 20%가량 학습부담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국어는 성취기준을 줄여 학습량 경감을 꾀했다. 성취기준이란 학생들이 교육으로 획득하게 되는 지식이나 기술 등을 말한다. 초등학교는 97개에서 82개, 중학교 55개에서 51개, 고교 31개에서 26개로 줄였다. 고대·중세·근대 음운변화(고교) 등 딱딱한 부분은 들어냈다.

수학의 정비례·반비례 부분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교 1학년으로 올렸다. 고교 2학년부터 진로와 적성에 따라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 심화수학 Ⅰ·Ⅱ 등 선택과목을 배운다.

영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듣기’와 ‘말하기’, 고교에선 ‘읽기’와 ‘쓰기’ 위주로 배운다. 권장 어휘와 문법요소는 각각 3000개와 354개로 유지하되 일상적으로 쓰이는 어휘나 문법을 앞서 배우도록 조정했다.

문·이과 통합의 핵심인 ‘공통사회’ ‘공통과학’ 과목도 ‘흥미 유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통사회는 단순 암기식 학습을 줄이고 사회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토론식 수업이 가능토록 했다. 과학도 딱딱한 내용보다는 주위 자연현상의 궁금증을 과학적인 기초개념과 연결시켜 가르치기로 했다.

하지만 학습부담 경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수학은 정부 주장처럼 20% 줄어든 게 아니라 8.7%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특히 미적분Ⅱ의 경우 대학에서 가르쳐도 충분하지만 고교에 남겼는데 이는 수학 학계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학생의 실질적인 학습량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범위에 좌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 개편안을 2017년 발표할 계획이다. 새 교육과정은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교생이 되는 2018년부터 적용된다. 이들이 2021학년도 수능을 치르기 때문에 ‘3년 예고제’에 따라 2017년에 발표한다. 고교 교과목은 심화 수준에 따라 ‘공통과목’ ‘일반선택’ ‘진로선택’으로 구분되는데 수능이 어디까지 출제되느냐에 따라 학습량이 달라진다. 또한 대학이나 학과별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이수 수준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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