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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토론하며 면접 실력 쑥쑥

토론하며 면접 실력 쑥쑥

[동아일보]
대전과학고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스피치 수업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전문 스피치강사의 도움을 받아 ‘대리모를 허용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하는 대전과학고 학생들.

“토론에 앞서 ‘소유한다’의 개념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어떤 대상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뜻대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나는 나를 소유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김민식 군)

12일 대전 유성구 대전과학고 2학년 1반 교실. 학생들이 ‘나는 나를 소유하는가’를 주제로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찬반 토론자가 입안, 교차질의, 반박, 요약, 마지막 초점 순으로 자신의 주장을 펴면서 심사위원을 설득시키는 토론 방식.

대전과학고에서는 매주 화요일 2학년을 대상으로 동아스피치코칭센터가 진행하는 스피치 수업이 열린다. 동아스피치코칭센터의 7주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6주간 매주 2시간씩 △토론 △프레젠테이션 △연설에 알맞은 스피치 방법 등을 배운 뒤 마지막 주에는 스피치 대회에 참여한다. 수업은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전문 스피치 강사들이 진행하는 맞춤형 수업을 듣고 직접 실습해본 뒤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동아스피치코칭센터 윤주연 전문강사는 토론에 앞서 토론방법을 소개한 후 학생들이 주제에 대해 찬반 근거를 찾을 수 있도록 토의시간을 가진 뒤 토론에 들어가도록 유도했다. 토론은 학생들 스스로 이끌어 나갔다. 강사가 이론을 전달하는 주입식 수업이 아닌 참여형 수업.

학생들은 처음엔 새로운 토론방식을 다소 어색해했지만 곧 각각의 역할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기 시작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학생들은 토론을 지켜보며 어떤 팀의 주장이 가장 설득력 있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평가표에 조목조목 적었다. ‘나는 나를 소유하는가’란 주제는 “개인이 개인을 소유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뜻대로 행동해도 되는가”라는 내용으로까지 진화했다.

토론이 끝난 후 윤 강사는 반대 측 토론자로 나선 이기현 군에게 “교차질의 시 히피의 사례를 드는 등 듣는 사람의 호기심을 당길 만한 이야기를 한 것이 좋았다”며 학생 개개인의 토론 내용에 대해 피드백을 했다.

토론에 참여한 서동한 군은 “토론 프로그램이 15명 단위의 소규모로 진행되어 참여 학생 모두가 발언할 기회를 갖게 돼 스피치 실력을 늘리는 데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규모 맞춤형 수업으로 스피치 실력 키워


과학영재학교인 대전과학고는 스피치 수업을 중시한다.

박경철 대전과학고 교장은 “이공계 인재들은 수학·과학 실력은 출중하지만 말하기 실력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학생들이 대입 면접을 보거나 훗날 과학자가 돼 연구논문을 발표할 때 짧은 시간에 핵심 내용을 조리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학 분야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

동아스피치코칭센터의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를 두고 박 교장은 “아이들과 일대일로 밀착해 스피치와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가르쳐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대전과학고에서 진행되는 동아스피치코칭센터의 스피치 수업은 강사 1명당 학생 15명씩 총 6반을 가르친다. 개인 맞춤형 지도가 가능한 환경에서 수업이 진행되는 것. 보이스 트레이닝 시간에는 전문 스피치 강사와 일대일로 복식 발성을 배운다.

대전=글·사진 윤지혜 기자 yo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