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가을방학 하는 학교 나온다

가을방학 하는 학교 나온다


 


[내년부터 초중고 방학 자유롭게]

연휴 많은 5월·10월 짧게 쉬고 月1~2일, 공부 대신 체험활동

2월엔 등교 안하거나 최소화


전남 완도군의 신지초등학교는 5~6월과 9~10월 연휴가 많은 기간에 '봄방학'과 '가을방학'을 운영한다. 경기도 수원의 매탄고등학교는 졸업식을 1월에 하고 2월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내년 신학기부터는 이런 모습을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방학 유형이 다양해지고, 2월에 학교 가는 기간은 짧아지거나 아예 없어지는 것이다. 교육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학사 운영 다양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겨울방학이 끝난 후 2월이 되면 학교 수업이 부실하게 진행된다는 지적이 많았고, 여름·겨울방학 외에도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여러 가지 학사 운영 모델을 제시해 학교가 선택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제안하는 학사 운영 모델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기존의 여름·겨울방학을 줄이고 봄·가을 단기 방학을 추가해 '4계절 방학'을 운영하는 것이다. 예컨대, 5월 3~11일까지 '봄방학'을, 10월 3~12일까지 '가을방학'을 하는 식이다. 어차피 5월 초와 10월 초엔 어린이날, 추석 등 연휴가 많아 쉬는 날이 많고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이기 때문에 아예 짧은 방학 기간을 둬 학생들이 쉴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이다. 봄·가을방학이 도입되면, 여름·겨울방학 기간은 줄어든다.

두 번째 모델은 무의미하게 보냈던 2월에 등교하는 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많은 학교가 12월 말 겨울방학을 시작해 1월 말 방학이 끝나면, 1~2주 등교한 뒤 2월에 다시 1~2주간 '학년 말 방학'을 한다. 12월 기말고사를 치른 뒤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와, 겨울방학이 끝난 후 2월 등교 때는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도 수업을 하기보다 시간만 때우다 하교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예 겨울방학 시작을 1월 초로 늦추고 2월 말까지 겨울방학을 운영하면 2월 학기 시간 낭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학교들의 기말 고사 시기도 늦춰진다.

마지막 모델은 월별로 1~2일씩 가정에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게 휴일을 두거나, 학교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날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서울 문래중학교는 한 달에 하루는 온종일 교과 공부를 안 하고 '창의적 체험 활동'을 한다. 또 대전의 남선초등학교는 2012년부터 매달 1~2일씩 주제를 정해 문화예술 교육을 집중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5월 1~2일은 '체험수학 한 마당', 6월 13일은 '예술 꽃 민속촌체험', 7월 7~11일은 '풀벌레예술꽃학교'를 운영하는 식이다.

교육부는 이런 세 가지 유형 중에 하나만 선택하거나, 또는 2개 이상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안을 학교들에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단, 학교별로 방학이 제각각이면 형제나 자매의 방학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학군(學群)이나 지역별로 사전에 협의해 같은 방학 모델을 운영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김연석 장학관은 "길게 방학하고 길게 가르치거나, 2월 말에 방학을 두는 것은 지금까지 관행처럼 이뤄져 왔지만, 이제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다양화할 때가 됐다"며 "학교들은 지금부터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2월에는 확정 짓고 신학기에는 새로운 학사 일정을 학부모에게 공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방학 분산제에 대해 우려도 표했다. 한국교총은 "4계절로 방학을 분산하면 교육과정 흐름이 깨져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등 문제점도 있다"고 밝혔다.

[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