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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2014 수시 2만1천여 명 합격·불합격 사례 심층 분석] 수시로 승부수, 지원 패턴 변했다

[2014 수시 2만1천여 명 합격·불합격 사례 심층 분석] 수시로 승부수, 지원 패턴 변했다

2013 대비 합격률 고른 상승
내신·수능 강점 따라 학생부·논술 집중 뚜렷

2014-08-28 11:52:06 게재

대입 간소화에 따른 변화가 첫 적용되는 해, 2015 수시 모집의 최대 변수는 수시 원서 접수 시기가 수능 이전으로 통합됐다는 점이다.

수시 원서 6장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시기, 공교육 진학 전문 교사들과 함께 조사한 2014학년도 수시 응시 수험생 2만1천여 명의 합격·불합격 사례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대입에서 수시 지원 횟수를 6회로 제한한 규정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문이 좁아진 정시보다 수시에서 합격하려는 지원 심리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횟수 제한이 없어 무분별하게 원서를 쓰던 예년에 비해 합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일신문이 공교육 진학 전문 교사들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험생들의 내신과 수능 성적 조합을 총 21구역으로 나눠 수시 지원 대비 합격률을 조사한 결과, 2013학년도와 비교해 2014학년도 수험생들의 구역별 합격률이 고르게 상승했다.


[표]내신·수능 조합에 따른 21구역별 2013·2014학년도 수시 합격률 비교 (단위: %)


◆수시 지원 횟수 6회 제한 정착 추세 = 고3 수험생들의 성적 분포 특징 중 하나는 내신과 수능 성적이 모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교 유형과 지역, 학습 패턴에 따라 내신에 강점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는가하면, 상대적으로 수능 성적이 더 높은 학생도 있다.

이를 고려해 내신과 수능 성적을 각각 1~9등급까지 세분화한 조합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내신과 수능 성적이 모두 1.5등급 이내인 1구역 합격률은 2013학년도 수험생 기준 28.6%에서 2014학년도 기준 32.4%로 상승했다(표 참조). 내신 1.5·수능 2.5등급 이내인 2구역은 26.6%에서 28.9%로, 내신 2.5·수능 1.5 등급 이내인 4구역은 18.4%에서 20.3%로 높아졌다. 특히 내신 2.5·수능 4.5등급 이내인 7구역은 17.9%에서 24.3%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분석팀 교사들은 합격률이 높아진 이유로 "각 대학에서 추가 합격자를 내 충원율을 높이면서 합격자의 절대 인원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수험생들이 수시 6회 지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합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수시로 승부를 내려는 수험생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내신, 수능 강점 따라 지원 경향 차이 = 내신과 수능 성적의 강점에 따라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은 전형별로 극명하게 차이를 보였다. 내신이 우수한 학생들은 학생부 중심 전형을 적극 활용한 데 반해 수능 성적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은 논술 전형에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2014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분석 대상 학생들의 평균 지원 횟수는 인문 계열이 1인당 4.14회, 자연 계열은 4.28회로 집계됐다. 인문 계열의 경우 내신과 수능 성적이 1.5등급 이내로 모두 뛰어난 1구역 학생들은 평균 3.92회 지원 중 2.26회를 학생부 종합 전형에 활용했다. 반면 수능 성적이 내신보다 뛰어나거나 같은 4구역(내신 2.5·수능 1.5등급 이내), 5구역(내신 2.5·수능 2.5등급 이내), 8구역(내신 3.5·수능 1.5등급 이내), 9구역(내신 3.5·수능 2.5등급 이내), 13구역(내신 4.5·수능 2.5등급 이내) 학생들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논술 전형에 적극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모두 중위권 이하인 학생들은 주로 적성 전형에 지원했다.

자연 계열 역시 내신 성적이 뛰어난 1.5등급 이내 구간의 학생들은 학생부 종합 전형에 적극 지원했고, 수능 성적이 뛰어난 1.5등급 이내 구간의 학생들은 논술 전형에 적극 지원했다. 적성 전형은 7구역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내신과 수능 성적이 중·하위권 이하로 내려가면서 가장 많은 지원 횟수를 보였다.

◆최상위 등급 합격률, 내신>수능 = 내신과 수능에서 각각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수험생들의 합격률 비교에서는 내신이 상대적으로 좋은 학생들이 수시에서 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이 수능보다 좋은 2구역(내신 1.5·수능 2.5등급 이내)의 합격률은 28.9%로, 수능이 내신보다 좋은 4구역(내신 2.5·수능 1.5등급 이내) 합격률 20.3%보다 상당히 높다.

이런 현상은 수능이 좋은 학생들은 정시까지 염두에 두고 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있어 수시 합격률이 낮고, 내신이 좋은 학생들은 수시 모집에 집중하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신은 좋지만 수능이 약한 3구역(내신 1.5·수능 3.5등급 이내)의 합격률이 26.4%로 8구역(내신 3.5등급 이내·수능 1.5등급 이내) 18.5%보다 높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 주력 전형은 = 각 구역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지원 성향과 합격률을 보면 고교 유형에 따라 주력하는 진학 지도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다. 수능보다 내신에 강점을 갖는 2, 3구역 학생들은 일반고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유형이지만, 내신 성적은 떨어져도 수능 최상위 등급을 유지하는 4, 8구역 학생들은 자율형 사립고나 특목고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전형별 지원 대비 합격률(그래프 참조)을 보면 2, 3구역 학생들은 뛰어난 내신 성적과 교내 활동 등을 토대로 학생부 종합 전형에 적극 지원했고, 지원 대비 합격률도 상당히 높았다. 2구역의 경우 수능 성적이 아주 떨어지는 편은 아니어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대학의 논술 전형에도 상당 부분 지원했지만, 지원 대비 합격률은 낮았다. 논술 전형의 일반 선발 최저 기준을 대부분 충족했어도 논술 고사의 난도와 높은 경쟁률로 합격을 보장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내신보다 수능 성적이 뛰어난 4, 8구역 학생들은 논술 전형의 우선 선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논술 전형에 대거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 높은 수능 성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논술 전형을 통해 상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통상 논술 전형의 지원 대비 평균 합격률이 5%대인 데 반해 4구역의 논술 전형 합격률은 전 구역에서 가장 높았다. 내신이 취약하다보니 학생부 종합 전형 지원율이 대폭 떨어진 점이 눈에 띈다.

분석팀 교사들은 "내신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기 어려운 자율형 사립고나 지역 명문고, 특목고 등이 수능 성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논술 전형과 정시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일반고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보다 내신 성적, 교내 비교과 활동 등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하는 것이 수시 합격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조사 결과는 진학 전문가들이 통상 예상하는 입시 결과를 정량적으로 보여줬다. 분석팀 교사들은 "각 구역별로 나타나는 특징적인 현상과 모집 단위별 선호도, 과거 3년간의 지원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최종 선택해야 한다"며 "자신의 활동 기록이나 교과 성적, 모의고사 성적 추이 등을 고려해 입체적인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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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1구역에 따른 전형별 지원 대비 합격률, 인문·자연 계열로 나눠 가장 많이 지원하고 합격한 상위 5개 대학·전형, 수시 6회 지원 패턴 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내일신문 홈페이지(www.naei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구역별 2015학년도 수시 모집 지원 전략

최상위권 1구역 : 모집 인원 변동, 의학 계열 변수 주목
내신과 수능이 모두 1.5등급 이내인 1구역은 극소수에 해당한다. 자사고나 특목고는 물론 일반고 최상위권 중에서도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이 구역의 합격률이 가장 높긴 하지만, 32.4% 수준이라는 것은 수시 모집 합격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학생들의 수시 6회 지원 패턴을 조사해보니 대체로 서울대 지역 균형-연세대 논술-고려대 논술 전형 순으로 지원했다. 서울대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의 합격선이 대략 1.3등급이고 평균 경쟁률이 3.15대 1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합격률 32.4%라는 수치는 예측 가능한 결과다. 하지만 연세대 논술 전형이 40대 1, 고려대 논술 전형이 3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서울대 지역 균형에 합격한 수험생들이 연세대나 고려대 일반 전형에 합격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향 지원 성향이 강한 구역인 만큼, 수시 모집에서는 성적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과 논술 고사 등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점에 주의해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올해 최상위권 대학 수시 모집 인원의 변동과 의학 계열 모집 인원 증가, 첫 시행되는 지역 인재 전형으로 의학 계열 정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 고교 출신자 중에서 선발한다는 점이 주요 변수다.

상위권 2·4·5구역 : 논술 전형 지원 시 수능 최저, 출제 영역 고려
내신보다 수능이 상대적으로 낮은 2구역은 논술 전형 합격률이 낮다. 높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논술 전형보다 장점인 내신을 살려 학생부 종합, 교과 전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 구역의 자연 계열 학생들은 수능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들에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를 기준으로 하면 경희대 서울대 인하대 중앙대 충북대·한양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연세대(원주) 이화여대 중앙대 등이 해당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높은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하던 논술 전형의 우선 선발이 폐지됐고,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가 강화되면서 논술 실력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전망이다. 4구역 학생들은 수능 이후 논술 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적극 지원하면서 정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

5구역 학생들은 최저 기준이 낮거나 없는 논술 전형에 지원하거나 학생부 중심 전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신의 과목별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논술 실시 대학의 출제 영역을 반드시 확인하자.

중위권 10·11·14·15구역 : '묻지 마' 식 지원보다 현실적 전략으로
중위권이지만,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의지가 강한 10구역 학생들은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는 어렵고 학생부 종합 전형은 서류 준비 부담이 커 논술 전형으로 대거 지원했다. 최저 기준이 낮거나 없는 대학의 논술 전형, 가천대 등의 적성 전형, 광운대 국민대 숭실대 등의 학생부 종합 전형을 공략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내신이 수능보다 높은 중위권인 11구역 학생들은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 학생부 종합 전형 지원을 적극 고려하고, 수능을 꾸준히 준비했다면 수능형 적성 고사를 출제하는 가천대 고려대(세종) 을지대(성남) 성결대 등의 적성 전형을 공략해볼 만하다. 수능이 내신보다 높은 중위권인 14구역 학생들은 2개 과목 등급 합 6을 수능 최저 기준으로 제시하는 광운대를 비롯한 논술 실시 대학에 지원하거나 수능형 적성 고사를 출제하는 대학의 적성 전형을 공략하자.

내신과 수능 모두 중위권 학생들이 분포하는 15구역 학생들은 눈에 띄는 지원 패턴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지원 경향을 보였다.

논술 전형보다 수능 최저 기준이 없는 학생부 교과 전형, 면접 전형, 적성 전형을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내신 성적 대비 비교과 활동이 두드러지게 좋다면 수도권 중위권 대학의 학생부 종합 전형도 노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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