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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는?

꿈 좇아 선택한 길, 후회 없이 나아갈 겁니다"

꿈 좇아 선택한 길, 후회 없이 나아갈 겁니다"


(왼쪽부터) 백상민군, 최나리양, 박재석군. /이경민 기자

오늘(4일)부터 2013학년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은 특히 남다를 터. '모두가 원하는 것'을 포기한 채 '내가 원하는 것'을 좇아 진학 학교를 고른 학생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맛있는공부는 모두가 고개 끄덕이는 진로를 포기한 채 본인의 소신에 따라 특성화 고교에 진학한 새내기 고교생 3인을 만났다. 이들의 포부를 통해 상급 학교 진학 기준을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case 1│ 백상민(서울공연예술고 1년)

“합격 통보를 받은 후 저보다 부모님이 더 놀라셨어요. 연기를 배운 적이 없으니 당연히 불합격할 거라고 예상하신 거죠.” 올해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이하 ‘서울공연예고’) 연기예술과 신입생이 된 백상민군은 초·중학교 시절 내내 학급 반장을 도맡아 한 모범생이었다. 성적도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고 말썽 한 번 일으킨 적 없었다. 그러던 그가 중학교(서울 불광중) 졸업 직전 돌연 “연기자가 되고 싶으니 예고 시험을 치게 해달라”고 하자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가풍이 보수적인 편이에요. 친척 중 예체능 전공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죠.” 백군은 어렸을 때부터 남몰래 연기자의 꿈을 키워왔다. “매일 밤 방에서 몰래 연기 연습을 했어요. 가장 속상했던 건 밤에 연습해야 해 발성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거였어요.” 서울공연예고는 올해 다섯 번째 신입생을 맞는 ‘신생 예술고’다. 하지만 탄탄한 강사진과 전문적 커리큘럼으로 예고 지망생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백군이 합격한 연기예술과(모집정원 38명)만 해도 올해 신입생 경쟁률이 6대1에 이르렀다. 신입생 중 백군처럼 실기 경험이 전무한 합격생은 흔치 않다. 하지만 그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친구들에게도 배울 게 잔뜩 있어 행복하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성적에 쫓기며 꿈을 잃은 고교 생활을 보내지 않으려고 서울공연예고를 선택했어요. 후회 없는 학창시절을 보내기 위해 3년간 최선을 다해 공부할 생각입니다.”

case 2│ 박재석(전남생명과학고 1년)

전남 강진군에 위치한 전남생명과학고는 올해 개교한 ‘국내 유일 친환경 농·축산 분야 마이스터고’다. 박재석군은 이 학교의 제1기 입학생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박군이 전남생명과학고를 선택하기까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께서 귀농에 관심이 많으세요. 말뿐 아니라 직접 박람회장을 찾으실 정도로 적극적이시죠. 전남생명과학고도 그 과정에서 알게 돼 제게 소개해주셨습니다.” 박군 역시 농업에 관심이 많다. “제 최종 목표는 친환경 농산물 재배용 비료를 개발, 농산물 사업을 하는 거예요. 전남생명과학고 진학을 택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사정 모르는 이는 박군이 학습 부담을 피해 전남생명과학고를 선택했다고 의심할 법도 하다. 하지만 박군은 중학교(서울 당곡중) 3년 내내 내신성적 상위 15% 이내에 드는 등 매사 성실하게 학업에 열중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먹어야 살 수 있기 때문에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고, 그 때문에 전남생명과학고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선진국의 농산물 재배 기술을 익히고 사업 계획을 세우기 위해 ‘농업 해외 유학’을 떠날 생각이다. “농업이야말로 가장 비전 있는 유망 산업 중 하나죠. 그런 만큼 치열한 연구가 동반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공부해 조만간 ‘한국 밥상’을 책임 지는 사람이 될 테니 지켜봐주세요.”

case 3│ 최나리(한국한방고 1년)

“친구들이 죄다 말렸어요. 일반계 고교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데 왜 굳이 낯선 지방 학교에 가느냐고요.” 2013학년도 한국한방고 신입생 최나리양은 중학교(인천 청량중) 내신 평균 상위 7%대에 드는 모범생이었다. 주변 반대를 무릅쓰고 그가 한국한방고 진학을 결정한 건 이미 한국한방고에 재학 중인 친언니 덕분이었다. “사실 언니가 없었다면 (한국한방고 진학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을 거예요. 언니가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준 덕분에 별 고민 없이 지원서를 쓸 수 있었죠.”

‘한방 특구’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한국한방고는 한의학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특성화 고교다. 한방보건과·한방지원과 등 2개 학과로 구분,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대개 특성화 고교라고 하면 ‘교과 공부엔 주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한국한방고는 좀 달라요. 특히 주요 교과목을 중심으로 학습량이 많기로 유명하죠. 거기에 한방 관련 공부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공부하기 싫다’는 이유로 입학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입니다.”

고교 졸업 후 최양의 목표는 ‘한의대 진학’이다. “공부도 공부지만 2학년 때부터 시작되는 의료 봉사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문제집 풀이에 여념없는 또래보다는 제가 목표 달성에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남미영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