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학수학능력시험

1문제당 1분45초…시간관리도 연습하라 / 출제원리 알면 +α 점은 ‘덤’

1문제당 1분45초…시간관리도 연습하라

기사입력 2008-10-19 22:27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언어 - 제시문 읽기 전·후에 풀 문항 따로 분류

외국어 - ‘시간도둑’ 20~29번 나중에 해결할수도

수리 - 배점 신경쓰지 말고 쉬운 문제부터 풀길


수능은 시간 싸움이다. 11월 13일, 수험생들은 고사장에서 370분 동안 모두 210문제(탐구영역에서 네 과목을 응시할 때)를 풀게 된다. 1분45초마다 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꼴이다. 긴장된 상태에서 정해진 시간에 많은 분량의 문제를 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험을 30여일 앞둔 수험생이 시간 관리 기술을 익혀야 하는 이유다.

■ 언어 영역 언어 영역은 다른 영역보다 시간에 허덕이는 수험생이 많다. 정지웅 비타에듀 강사(언어 영역)는 “언어 영역의 문제는 제시문과 관련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제시문을 읽기 전에 풀 문제, 읽어가며 풀 문제, 다 읽고 풀 문제 등으로 나눈 뒤 제시문 독해와 문제 풀이를 동시에 해결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시문을 읽기 전에 풀 문제는 어휘의 의미를 묻거나 관련된 속담을 고르는 유형일 때가 많다. 제시문을 읽어가며 풀어야 하는 문제는 옳은 것과 틀린 것을 고르는 문제다. 제시문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문제일 때는 해당 내용을 찾아가며 읽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제시문을 다 읽은 뒤에 풀어야 하는 문제는 추론한 내용을 찾거나 글에 대한 반응을 묻는 문제들이다. 정 강사는 “제시문과 문제의 관계를 파악하는 훈련을 제대로 하면 간혹 제시문을 다 읽지 않아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으므로 시간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국어 영역 외국어 영역 역시 제시문이 따로 주어지므로 시간이 빠듯하다. 김상헌 수박씨닷컴 강사(외국어 영역)는 “듣기 평가가 끝나자마자 푸는 20번~29번대 문제는 대표적인 시간 도둑”이라며 “여기 포함된 글의 논리적 순서를 배열하는 문제, 문법 문제, 빈칸 추론 문제 등은 여러 차례 읽어야 정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자신이 20번~29번 문제를 자주 틀리는 학생이라면 문제를 뒤에서부터 푸는 훈련을 미리 할 수 있다.

한글로 된 선택지를 활용해 시간을 아끼는 방법도 있다. 선택지가 한글로 된 문제는 여러 차례 풀면서 선택지를 통해 제시문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김 강사는 “한글 선택지를 먼저 읽으면 제시문의 주제와 소재 등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재빨리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수리 영역 수리 영역 한 문제를 푸는 데 드는 시간은 3.3분으로 다른 영역 보다 넉넉한 편이다. 그러나 개념이나 공식이 떠오르지 않거나 적절한 풀이 방법을 찾지 못하면 한 문제를 풀기 위해 매달리는 시간이 10분을 넘기기 일쑤다. 박재원 비유와상징 행복한 공부연구소 소장은 “상위권 학생들 조차 앞 부분에서 막히는 문제를 만나면 자기조절력을 잃고 아는 문제도 못 푸는 일이 허다하다”며 “수리 영역은 2, 3, 4점 등의 배점과 상관없이 자신의 체감난이도에 따라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수험생은 수능 형태의 문제를 풀 때 수리 영역의 문제를 네 가지로 분류해 풀면 좋다. 적용해야 할 개념과 공식을 알고 있는 문제, 문제는 이해되지만 관련된 공식이나 개념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문제,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 문제,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으로는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 등으로 나누면 된다. 박 소장은 “시험지를 받자마자 각각의 문제를 ○,△,□,X로 표시해 놓고 차례로 푸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을 뿐더러 알면서도 틀리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출제원리 알면 +α 점은 ‘덤’

기사입력 2008-10-19 22:47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언어영역 배경지식은 ‘보기’ 형태로 제시

교과서에 없는 영어단어는 안 외워도 돼


용두사미. 3월에는 ‘역전의 기회가 충분히 있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던 고3 수험생이 수능을 한달여 앞둔 10월에는 ‘나는 해도 안 된다’며 밤낮 잠만 자는 현상에 빗댈 수 있다. 초라한 결과는 초라한 마무리에서 나온다. 결과를 뒤바꾸고 싶다면 마무리 학습에 전념할 것.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수능이 어떤 시험인지 알아야 고득점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능과 중간ㆍ기말고사는 ‘스타일’이 다른 시험이다. 수능은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다. 수능 스타일에 걸맞은 마무리 학습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수험생이 알아야 할 수능의 출제 원리와 그에 맞는 마무리 학습법을 교육방송(EBS) 수능 강사로 활동하는 현직 교사들한테서 들었다.

■ 수능 마무리는 ‘암기’보다 ‘정리’다 최준채 잠신고 교사(국사ㆍ근현대사)는 “아직 사회탐구 영역(사탐)을 암기과목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개념이나 사실을 개별적으로 암기해서는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낸 ‘2009학년도 수능 대비 학습방법 안내’를 보면 사탐의 학습방법으로 “여러 사실과 개념 등을 단순히 암기하지 말고 서로 관련지어 이해하기”를 제시하고 있다.

최 교사는 “한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탐 문제의 난도는 높아진다”며 “큰 주제에 엮인 다양한 지식들의 연관 관계를 밝혀야 혼동하지 않고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탐의 30일 학습은 ‘암기’보다 ‘정리’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단원별 학습목표를 참고해 그와 관련된 지식이나 개념을 총정리하는 방식이 좋다.


과학탐구 영역(과탐)도 마찬가지다. 평가원 자료를 보면 개념의 이해나 적용에 관한 문제는 전체의 40%를 넘지 않는다. 박완규 문정고 교사(과학)는 “영어 단어만 암기해서는 독해를 제대로 할 수 없듯이 과학 개념만 외워서는 과탐의 문제를 풀 수 없다”며 “과탐 문제는 항상 상황이 주어지는 데 상황을 분석적으로 파악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배경지식을 암기하지 마라 언어 영역에 해당하는 말이다. 강윤순 용인외고 교사(국어)는 “언어 영역은 학생이 얼마나 많은 시인과 소설가를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시와 소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느냐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가원의 ‘학습방법 안내’를 보면 수리영역은 평가 대상이 되는 교과서의 단원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반면 언어 영역은 교과서의 단원이나 특정 작품에 대한 언급 없이 듣기, 쓰기, 읽기 영역을 평가하겠다고만 나와 있다. 강 교사는 “배경지식이 필요할 때는 그것을 <보기>의 형태로 줘서 배경지식이 없는 학생이 불리하지 않도록 문제를 설계한다”며 “익숙한 지문이 나오면 독해시간을 좀 줄일 수는 있겠지만 답을 맞힐 확률은 결코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익숙한 지문이 나오기를 바라며 문학작품의 작가나 줄거리 또는 어려운 비문학 제시문의 개념이나 내용을 암기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는 글에 대한 감각을 극대화하는 게 필요하다. 한번 풀었던 문제집을 반복해 푸는 것도 좋다. 강 교사는 “영화도 한번 볼 때랑 두번 볼 때랑 들어오는 내용이 다르다”며 “제시문을 반복해 읽으면 줄거리나 글의 짜임새가 눈에 들어오므로 독해력을 키우는 데 좋다”고 말했다.

■ 수능의 기본은 교과서다 교과서는 수능의 전부는 아니지만 기초를 이루고 있다. 수리 영역의 30일 학습은 문제집이 아닌 교과서로 해야 한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흩어져 있는 무수한 개념과 공식을 유기적으로 엮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 때 교과서의 목차와 학습 목표 등이 기본이다. 박상준 상명대 사범대학 부속여고 교사(수학)는 “수리 영역은 문제를 많이 풀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수능 수리 영역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라며 “교과서에 나온 개념과 공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문제가 원하는 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남은 시간 동안 교과서의 각 단원을 아무것도 참고하지 않고 백지에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외국어 영역에 출제되는 단어는 교과서에 나온 단어를 벗어나지 않는다. 윤연주 이화여고 교사(영어)는 “수능에 쓰이는 단어는 고교 과정에서 배우는 2067자 안에서 출제된다”며 “교과서에도 없는 어려운 단어를 외우는 학생들이 있는데 수능 30일 마무리 학습으로는 교과서 뒷편에 나온 어휘 목록에서 낯선 단어를 정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